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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소식] “용돈 모아서? 아니 직접 일해서 기부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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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달걀 팔아 아프리카 어린이 도운 김수현양
봉사동아리 만들어 ‘난타’ 공연한 김유석군 등
“스스로 기획한 봉사활동 진로 세우는 데 도움돼”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 올해 포브스가 조사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워런 버핏의 말이다. 나눔은 성공의 완성인 동시에 시작이기도 하다. 인성이 좋고, 타인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인성은 국어나 수학처럼 가만히 앉아서 공부한다고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을 돕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사실 초·중·고등학생 중에서 봉사활동을 안 해본 학생은 찾기 어려울 거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흔치 않다.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학생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나눔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초등학생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수현양은 초4 때 ‘에그머니 프로젝트’를 시작해 학교 농장에
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판 돈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고 있다.

경남 창원 가고파초 6학년 김수현양은 2년 전에 다녔던 경남 함안 중앙초에서 ‘에그머니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했다. 학교농장에서 닭을 키워 달걀을 팔은 돈으로 매달 3만원씩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 매일 오후 3시에 농장에서 달걀을 거둬 학교 복도에 두면 교사나 주민들이 달걀을 샀고, 때로는 장터에 갖고 나가 팔았다. 학교가 달라진 지금도 주말이면 농장을 찾아 닭을 돌본다. 김양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게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며 “나의 정성과 노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양은 에그머니 프로젝트로 지난해 ‘키자니아 프라이즈’에서 대상을 받았다. 나눔을 실천하는 초등학생을 찾아 격려하는 시상식이다. 김양 엄마 최은아(40·경남 창원)씨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장기려 박사 같은 의사가 되는 게 김양의 꿈이다.

충남 계룡시 용남중 1학년 김유석군도 마찬가지다. 그는 3년 전 친구 12명과 함께 봉사 동아리 ‘최초봉’을 만들었다. ‘최고의 초등학생 자기주도 봉사단’을 줄인 단어로 최연소 회원은 당시 9세였다. 최초봉 회원들은 주말마다 난타, 사물놀이, 오카리나 등을 연습해 요양원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요양원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전달하는 간식도 1년에 네 번씩 벼룩시장을 열어 안 쓰는 물건을 팔아 마련했다. 김군은 “우리 힘으로 봉사하는 게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프로그램 기획부터 자금 마련까지 모두 우리 힘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쉽고 재밌게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이 많아졌다.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서 선보인 놀이기구 ‘기부방방’도 그중 하나다. 방방이(사각 또는 원형의 테두리에 탄력 있는 매트를 스프링으로 고정한 기구)에서 뛰어노는 동안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동전을 기부하는 이색 모금함이다. 앞으로 전국 대학 캠퍼스와 놀이공원 등을 순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으면 통화할 때마다 10~100원의 금액이 쌓이는 ‘기부톡’, 앱을 켜고 걸으면 기부 포인트가 쌓이고 멈추면 자동으로 기부되는 ‘빅워크’ 등이 있다.

키자니아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015 제3회 ‘키자니아 프라이즈’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학교나 사회복지시설, 기관 등에서 자발적으로 나눔 활동을 펼친 학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7월 5일까지로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e메일이나 우편으로 보내면 됩니다. 키자니아 프라이즈상, 교육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등 총 11명에게 시상합니다. 대상인 키자니아 프라이즈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500만원, 학급 전원 키자니아 무료 초청 등의 혜택이 제공됩니다. 1544-5110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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