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위민크로스DMZ, "친북 발언 사실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포함한 ‘위민 크로스 DMZ(WCD)’ 참가자들이 24일 오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버스로 도착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양에서 북한 체제를 찬양했다는 (노동신문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전 11시29분 경 버스 한 대에 탑승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또 북한 역시 평화선언문에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조항을 넣었으며 이에 대해 북한 측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WCD는 지난 19일 북한 평양으로 들어가 개성을 거쳐 이날 남측으로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했다. WCD를 주도한 아일랜드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매과이어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친북이 아니라 친평화(pro-peace)"라고 강조했다.

WCD 명예위원장인 여성운동계의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81)은 남북출입사무소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과연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자신이 없었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무엇보다 양측 정부가 승인을 해준 행사를 통해 평화를 위한 일보전진을 이뤘다는 점에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머리를 묶고 선글라스를 끼고 흰 색 정장에 색동 스카프를 매고 들어왔다. 승인한 행사에서 평화를 위한 일보전진을 이뤄냈다는 점이 감격스럽다. 인류가 결국 하나라는 점을 우리는 오감으로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색동 스카프는 WCD에서 "전쟁의 파편을 모아 평화를 이루자"는 뜻으로 만든 이번 행사의 상징물이다. 이들은 판문점을 통해 도보로 DMZ를 종단할 계획이었으나 통일부의 권고에 따라 경의선 육로로 최종 결정했다.

라이베리아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는 “베이징에서 우리는 평양행 편도 항공권만 끊었다”며 “우리 자신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측 정부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메리어드 매과이어는 눈물이 맺힌 채 “남북의 형제자매들은 너무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우리 눈으로 확인했다”며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해 서로를 악마화(demonize)하는 것을 중단하면 평화는 가능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매과이어는 "우리가 넘어온 이 선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지속시키고 있다는 게 너무 슬프다"고 전했다.

남측 실행위원인 ‘평화를 만드는 여성’의 안김정애 대표는 “오늘(5월24일)은 ‘세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여성의 날’이라는 것 외에 다른 의미 없다. 여성의 힘으로 평화를 이루자는 취지 뿐”이라며 정부의 5·24 대북제재조치 5주년과는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30여 명의 WCD 참석자들은 점심식사 후 임진각으로 이동해 평화누리길과 평화누리 공원 일대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으로 만든 조각보를 들고 도보 행사와 축하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행사엔 CNN·BBC와 로이터통신·AP·AFP 및 중국·일본 언론 취재진이 약 100명이 모였다.

경의선 남북출입관리사무소=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