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알 수 없는 내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LA 다저스 류현진은 22일 수술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기분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JTBC 캡처]

류현진(28·LA 다저스)이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뛸 수 없지만 내년에는 마운드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컬란-조브 클리닉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다저스 팀닥터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으며 약 한 시간 만에 끝났다. 류현진은 23일 샌디에이고전을 앞두고 공식 입장을 밝힌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어깨 관절와순 파열’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절와순은 근육과 관절막 등 주변 조직들이 잘 붙어 있도록 하는 부위다. 이상훈 CM충무병원장은 “어깨 위로 팔을 자주 드는 투수들에게 나타나는 기능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투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부상이라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날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휠체어를 타고 바로 퇴원했다. 관절와순 주변 부위를 청소하고 꿰매는 간단한 수술이었다. 복귀기간은 1년 정도로 예상된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22일 “수술 결과는 아주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에서 볼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야구 칼럼니스트 윌 캐럴은 2004년 ‘관절와순 부상은 선수 생명을 끝낸다(Labrum, It Nearly Killed Him)’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만큼 치명적이고 재기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캐럴이 본 36명의 투수 중에서는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재활에 실패했다. 2006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브랜던 웹(36)이 대표적이다. 웹은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싱커를 앞세워 애리조나에서 2003년부터 6년간 통산 87승을 올렸다. 그러나 2009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에 통째로 쉬었으며 끝내 빅리그에 돌아오지 못하고 은퇴했다.

 하지만 의학 발달과 함께 수술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다. 2012년 제이 제프는 ‘관절와순이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Labrum But it Didn’t Kill Him)’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회전근개 등 다른 부위가 아프지 않으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칼럼이 나온 2012년 수술을 받았던 마이클 피네다(27·뉴욕 양키스)는 2014년 후반기부터 올해까지 10승6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했다. 로저 클레멘스(은퇴)와 커트 실링(은퇴)도 수술 이후 1000이닝 이상을 거뜬히 던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