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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라운 황연주 "이름 똑바로 불러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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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황현주 감독(오른쪽)과 황연주 선수.

여자배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의 황현주 감독과 2년차 라이트 공격수인 황연주(20)는 이름이 비슷하다. 그래서 황 감독이 종종 놀림을 당한다.

A선수 : 황현주! 젓가락 좀 집어줘.

황현주 : 나?

A선수 : 아뇨. 감독님 말고 연주요.

B선수 : 황현주! 똑바로 안 할래?

황현주 : 나?

B선수 : 아뇨. 연주요.

훈련 중 감독에게 야단맞은 흥국생명 선수들은 황연주를 방패 삼아 애교 있게 복수한다. "처음에는 고참만 그랬는데 점점 중참까지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 황 감독의 불만이다. 그래도 황 감독은 요즘 황연주가 예쁘다.

황연주는 지난해 12월 31일 GS칼텍스전에서 34득점, 7일 현대건설전에서 34득점, 8일 KT&G전에서 37득점 했다. 최근 세 경기 기록으로는 대형 신인인 레프트 김연경을 능가한다. 7일엔 여자 선수 최초로 블로킹과 후위공격.서브 득점을 3개 이상씩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했다. 서브.공격.수비 모두에서 뛰어난 전방위 선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 신인왕인 황연주는 "배구룰 시작하고 이렇게 공격을 많이 한 것은 처음이에요. 연경이와 센터진에 수비가 집중돼 공격하기 편했어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황연주는 득점 4위, 공격 5위, 시간차공격 4위, 후위 공격 2위, 서브 2위 등 공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최고 공격수 중 하나다. 황 감독은 "비교적 늦게(중1 때) 배구를 시작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고 있다. 한국 배구를 짊어질 대형 선수로 더 클 것"이라고 칭찬했다.

앳되고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황연주도 승부 욕이 강하다. "사실 '꽃사슴'이라는 별명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요. 너무 약해 보이잖아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으니까 좀 더 강한 이미지의 별명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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