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직도 … 소방차 못 들어가고 누전차단기 없는 야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18일 경남 밀양시 표충사 인근의 재약산 입구. 도로 양편에 야영장 안내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곳엔 재약산에서 흘러내린 단장천을 끼고 있어 야영장 30여 개가 몰려 있다. 여름철이면 인파가 넘친다.

 이 중 A 야영장은 진입로가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로 좁았다. 화재 때 소방차가 들어갈 수 있게 왕복 2차로를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

 B 야영장은 나무에 전선이 어지럽게 지나다녔다. 나무 사이에 있는 2개의 원두막 아래쪽에 배전함이 달려 있었지만 과전류가 흐르거나 과부하 때 전원을 자동 차단하는 누전차단기는 없었다. A·B 두 야영장의 배전함 3곳과 분전함 8곳은 모두 누전차단기가 없거나 있어도 작동하지 않았다. 벼락이 쳤을 때 땅으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접지선도 보이지 않았다. 두 야영장은 모두 미등록 시설이다.

 경남도가 지난 3월 25일부터 한 달간 도내 144개 야영장을 점검한 결과 86%인 124개가 미등록 상태였다. 미등록은 밀양 26곳, 산청 25곳, 합천 12곳, 거제 9곳, 거창 8곳, 양산 6곳, 창녕 5곳 등이었다.이들 미등록 야영장은 소화기·누전차단기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대피하라고 알릴 방송시설이 없는 곳, 야영장 경계 부분에 난간이 없는 곳도 있었다.

 경남도는 미등록 야영장 124곳에 소화기 등을 설치해 이달 말까지 등록하게 했다. 미비한 안전시설 54곳은 곧바로 고치게 했다.

 야영장은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지난 1월 29일부터 자동차 야영장처럼 등록한 뒤 운영해야 한다. 내년 2월까지 등록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백운갑 경남도 안전총괄과장은 “야영장이 아직 소방·안전 면에서 허술한 점이 많다”며 “야영장에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거나 건축법을 적용해 ‘수련시설’처럼 소방·안전시설을 갖추도록 제도개선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