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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본점 명품관 통째로 면세점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세계 본점 명품관.

신세계그룹이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서울 명동 본점을 최종 낙점했다.

현재 남대문 시장과 명동권 면세점 수요를 독식하고 있는 롯데백화점과의 진검승부 구도가 1차적으로 갖춰진 셈이다.

신세계는 14일 “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고자 그룹의 상징인 본점 명품관(본관)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해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신세계는 강남점(센트럴시티)과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해 왔으나 그룹의 모태인 본점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명동 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세계의 입지 결정을 두고 면세점 운영 경력이 짧고 경쟁사인 롯데에 비해 두드러진 장점이 없어 다소 불리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을 제외하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대부분이 여의도와 용산 등 강북지역을 후보지로 내세운 만큼 신세계가 강남을 선택하는 게 지역 안배 차원에서 유리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그룹은 “오히려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만드는 데 최적의 입지”라는 입장이다.

신세계 측은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바꾸는 것은 건물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화려한 근대건축의 모습을 재현한 중앙계단, 고전적 스타일의 엘리베이터, 내부자재 등 관광객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VIP고객을 위한 쇼핑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명품관에 있는 예술작품과 시너지를 일으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일례로 명품관 6층의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됐고 제프 쿤스,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신세계는 면세점 입찰을 위해 인근 SC은행 건물을 최근 850억원에 사들였다. 이 건물은 1935년에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신세계는 이 곳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고객 서비스 시설은 물론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관 면세점을 보완해 주는 용도로 쓰겠다는 얘기다.

남대문 시장 상권 활성화도 강조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DF) 사장은 “본점 위치가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잇는 가교 입지에 해당돼 여기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명동·신세계면세점·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둘러 볼 선택지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맞은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역시 서울 시내에서 몇 안 되는 20세기초 근대 건축물이기 때문에 신세계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개별여행을 즐기는 도보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들어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구축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이 대기업 몫으로 제시한 특허권은 단 2곳. 그러나 이미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 등 쟁쟁한 유통기업들이 면세점 확보를 ‘생존권’으로 인식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참여가 예상되는 기업도 이랜드 등 2~3곳에 달한다. 면세점 특허 입찰 신청 마감 기한은 오는 6월1일이며 최종 후보자는 7월 중 결정된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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