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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음반 믿고 살만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디오제품이 활발히 보급됨에따라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선 라이선스 음반에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아직도 일부계층에서는 한장에 l만원 안팎의 값비싼 외제원반을 찾고 있지만 대부분은 라이선스 음반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과연 라이선스 음반의 품질은 만족할만한 것인가.
일부에선 이에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볼때 이제는 외제 음반의수준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는게 일반적 평가인것 같다.
우리나라에 라이선스 음반이 첫선을 보인것은 지난 68년. 주식희사 성음이 네덜란드의 포노그램과 계약을 맺고 필립스상표로 라이선스 음반을 내놓고부터. 이어 70년대에 들어서며 지구가 RCA와, 오아시스가 EMI와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라이선스 음반시대가 열렸다.
초창기의 라이선스 음반은 시설미비와 기술부족으로 보잘것없는 것이었으나 70년대 후반 각사가 시설을 크게 늘리고 기술협력을 받으면서 품질수준이 부쩍 좋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폴리도르, 데카, 포노그램등과 계약을 맺고있는 성음의 경우, 외국회사로부터 스탬퍼 (음반을 찍어내는 프레스용 금속원반)를 직접 공급받을뿐 아니라 정기적인 기술서비스도 받고 있다.
성음측은 세계최고 수준인 독일의 그라모폰을 음질의 완벽도 90%로 볼때 성음라이선스는 88%로 차이는 2%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 오디오평론가들은 이 차이를 5∼7%까지 보고 있다.
이같은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음반제작용 PVC재료와 기술수준 차이때문. 음반제작의 기초재료인 국산PVC레진(합성수지)이 외국것보다 덜 정제되어 음반표면의 소리골에 불균형을 일으킨다는것이다.
또 그동안 상당한 기술축적을 이뤄오긴 했지만 아직도 기술수준에서 약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는 얘기다.
지구의 이관철라이선스부장은『기초재질을 섞는 기술은 세계적 회사간의 최고기술비밀』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 즉 제공받은 마스터테이프 (녹음테이프)에서 스탬퍼를 만드는 과정인 커팀기술은 우리도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수많은 2류급 외제원반 보다는 오히려 라이선스 음반의 수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카세트테이프의 경우도 역시 원자재가 문제.
각회사가 세계수준의 녹음·복사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재료로 공급받는 국산테이프의 질이 외국산에 비해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것.
유명 음반회사들은 외제 원반값이 1만원안팎이며 일본만해도 음반값이 2천5백엔 (8천원)인데 비해 국내 라이선스 음반값은3∼4분의 1밖에 안된다는 점도 지나쳐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하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라이선스음반이 외제 원반에 비해 음질상 다소간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음반회사들이 어떻게 그 차이를 극복해나가는가 하는점과 음악애호가들이 얼마나 국산 라이선스 음반을 애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수있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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