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멈춤없는 수사…자바시장은 아직도 '한겨울'

미주중앙

입력

"남미 손님은 아예 올라오지를 않아요. 시장이 완전히 얼어 붙은 것 같아요."

LA다운타운 패션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미국경제는 회복 기미가 완연하지만 다운타운 자바시장은 봄이 멀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멕시코 마약조직 자금 단속과 돈세탁 수사가 펼쳐진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수사당국의 수사가 최근에 다시 이어지면서 한인 의류업체 관계자들은 '자바시장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푸념을 할 정도다. 사업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한인의류협회(회장 조내창)에 따르면 수사요원들이 최근에도 자바시장을 돌며 조사를 하고 있다. 돈세탁 수사만이 아니다. 원산지 조사, 인보이스 조작, 수입가 조작, 탈세, 불체자 단속까지 당국의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당국의 타겟은 자바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한인 봉제업체 '메리코'와 'SF어패럴' 업주가 CPA와 공모해 종업원 상해보험 7800만 달러를 탈루한 혐의로 체포된 후, 최근 한인타운 CPA들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체 회계업무들을 대부분 한인 CPA들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관련 재무 및 종업원 관련 서류 압수와 수사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일 한인 J모 CPA 사무실에 국세청과 조세형평국, 고용개발국의 합동 수사요원들이 들이닥쳐 컴퓨터 등을 압수해 간 것을 비롯해 7일에도 한인 CPA 2~3명이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한인타운 CPA 업계가 모두 뒤숭숭한 분위기다.

의류업체 이스트웨스트의 크리스토퍼 김 사장은 "20년 가까이 자바시장에서 사업을 해 왔지만 이렇게 '탈탈' 털었던 적은 없었다.

요즘은 만나는 사장들마다 '수사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정말 힘들다'는 말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 컨템퍼러리와 미시 옷을 취급하는 밍크스의 조내창 회장도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니, 바이어들도 직접 오지 않고 필요한 것만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정도다. 당연히 구매 물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얼른 수사가 종결돼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의류업자들이나 CPA들은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정리하고 갈 필요도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CPA는 "그동안 자바시장 큰 손님들은 한인 CPA들에게 큰 고객이었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고도 세금과 관련한 회계처리에 있어서 감추려는 경향들이 있었다"며 "CPA들도 클라이언트의 편의를 위해 노력을 해야겠지만 불법적인 조언 등은 삼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