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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지옥에서 천국으로'… 박주영 제치고 K-리그 MVP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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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005 K-리그 대상 시상식 직전 열린 패션쇼에서 베스트 11에 뽑힌 선수들이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2005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최우수선수(MVP) 투표 결과가 담긴 쪽지가 발표자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전달되자 식장에 앉아있던 이천수(현대)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연방 심호흡을 했고 눈동자는 떨렸다. 바로 옆에 앉은 박주영(FC 서울)은 멋쩍은 듯 웃고만 있었다.

예상대로 이 두 선수로 압축된 MVP는 결국 이천수에게 돌아갔다. 이천수는 축구기자단 투표 결과 총 73표 중 41표를 획득했고, 박주영은 32표였다. 이천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생활을 마치고 리그 후반기부터 출전했지만 14경기에서 7골.5도움으로 울산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고려대 후배이자 강력한 경쟁자였던 박주영은 단상에 올라 이천수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시상대에 오른 이천수는 울먹이면서 소감을 이어갔다. 이천수는 "올 시즌 너무 힘들어서 재기할 수 있을까, 이대로 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며 스페인 리그에서 돌아온 뒤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천수는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와 누만시아에서 36경기를 뛰었지만 도움 2개만 기록했을 뿐 골은 넣지 못했다.

2005 한국 프로축구를 결산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K-리그 우승.준우승 팀인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 하우젠컵 우승.준우승팀인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가 트로피를 받았다. 이미 결과가 알려진 대로 인천 장외룡 감독이 최우수감독상을, 박주영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베스트11에는 수비에 김영철(성남).조용형(부천).임중용(인천).유경렬(울산), 미드필더에 이천수.김두현(성남).이호(울산).조원희(수원)가, 공격수에 박주영과 마차도(울산)가 뽑혀 시상대에 섰다.

시민구단 인천의 준우승을 견인한 인천 서포터스와 통산 최다골(114골)을 기록한 김도훈(성남), 은퇴한 '대표 수비수' 김태영은 공로상을 받았다. 이영철.원창호 심판은 최우수심판상을 받았다.

정영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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