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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 외지인과 공동텃밭 … 울산 강동동의 소통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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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울산시 강동동 주민들이 정자천에서 섶다리 만들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울산 북구]

동해안 절경이 일품인 울산시 북구 강동동은 주민들이 고기를 잡거나 미역을 따고 계단식 논에서 농사를 짓는 시골 마을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울산시가 강동권 일대를 해양복합 관광휴양도시로 조성하면서 외지인 전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강동동엔 지난해 푸르지오 아파트 700가구가 전입한 데 이어 현재 푸르지오 1300가구 입주도 진행 중이다. 내년 말까지 서희스타힐스(890가구) 등 4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4500여 명이던 강동동 주민은 2만여 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주민들은 전입 주민과의 마찰을 걱정했다. 결국 주민들은 머리를 맞댔다. 수차례 회의 끝에 “얼굴을 보고 함께 땀 흘려 일하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자”고 결론을 냈다. 마을공동체를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먼저 지난달 초 강동 사랑길봉사회와 적십자회 등 주민단체와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주민들이 정자천 제방 2.5㎞에 코스모스 모종을 심었다. 일종의 마을 가꾸기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전입한 서현옥(38·여)씨는 “모종을 심으면서 원주민들과 한결 친해졌다”며 좋아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거주자들을 위한 텃밭도 조성한다. 한 원주민이 1650여㎡의 땅을 텃밭으로 내놓은 것이다. 강동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신청한 아파트 입주민을 추첨해 50가구에 텃밭을 무상으로 빌려줄 예정이다.

 이를 본 울산 북구도 팔을 걷어붙였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우리 마을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해 올해 사업비 1500만원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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