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서울보증보험에 모두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한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보증의 누적 결손금이 8조7000억원에 이르는 등 경영 상태가 나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의 유상감자를 통해 공적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방안보다는 무상감자로 누적 결손을 해소한 뒤 상장이나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의 국내외 매각을 추진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2004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인 5196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올해도 600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며 "경영 성과를 고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내년 초 기업을 상대로 하는 건설공사 보증 등 보증 상품의 보험료를 15~25% 정도 대폭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내년에 자산유동화증권(ABS) 보증보험 상품을 내놓고 전자상거래 구매 대금의 대출에 대한 보증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보증은 중동이나 유럽 등에서 국내 기업의 건설공사나 선박건조에 대해 직접 이행보증을 하는 등 해외보증 시장에 진출하고 해외 재보험 시장을 개척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최근 삼성그룹을 상대로 4조7000억원대의 상환 소송을 낸 데 대해 그는 "승소할 자신이 있지만 소송 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채권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의 매각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인수자가 없다"며 "삼성생명이 상장된다면 대출금 회수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