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에서 헬스장에서 경찰 잇따른 성추행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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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가해자를 조사해야 할 경찰들이 잇따른 성추문을 일으켜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일 같은 팀 소속 새내기 순경 A씨를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관내 지구대 소속 김모(51)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지난 3월부터 같은 팀 후배 여경의 허벅지를 네 차례 만지고 “같이 자러가자”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순경은 지난 2월 경찰교육을 수료하고 발령받은 새내기 순경이다. A순경이 김 경위에게 문자메시지로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김 경위는 상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순찰차 안에서 A순경을 지속적으로 성추행 해왔다. A순경은 지난 4일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고 경찰은 김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위를 최대한 빨리 조사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며 ”경찰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경찰서 관할의 파출소 소속인 박모(34) 경사도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해 6월부터 석 달 간 영등포구에 있는 한 헬스장에서 대학생 B씨(24)의 가슴과 엉덩이 등 신체를 만지고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박 경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박 경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B씨에게 피트니스 개인교습을 해주겠다고 접근해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인 B씨는 경찰에서 ”박 경사가 몸을 밀착시키고 ‘가슴이 탱탱하다’ ‘자꾸 만지고 싶다’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박 경사는 보디빌더 출신으로 최근 케이블 프로그램에 출연해 ‘로보캅 경찰’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는 7일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파출소에 출근하지 않았다. 해당 파출소 관계자는 ”박 경사의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현재 병가를 내 출근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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