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최형우 "홈런왕 욕심 없다. 30홈런, 100타점이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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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군단의 중심타자 최형우(32·삼성)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역대 19번째로 8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최형우는 6일 목동 넥센전 1회 첫 타석에서 투런 아치를 그렸다. 2사 1루에서 넥센 선발 피어밴드의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는 비거리 125m 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10호. 최형우는 2008년부터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이상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삼성은 최형우의 선제 결승포에 힘입어 5-3으로 넥센을 물리쳤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5시즌을 마치고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지만 경찰청에서 기량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008년 삼성의 러브콜을 받아 돌아온 뒤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입대 전까지 6경기에서 안타 2개만을 때렸던 최형우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79개의 홈런을 쳤다. 이 기간에 최형우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없다. 2위 최정(SK)보다도 36개가 더 많다. 타점(673개) 역시 1위. 2011년부터 삼성 4연패에도 큰 공헌을 했다. 때때로 저평가되긴 했지만 국내에서 최형우보다 KBO리그에서 꾸준하게 잘 친 타자는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타순 변경을 하더라도 4번타자 최형우만큼은 바꿀 일이 없다"며 엄지를 세울 정도다. 다음은 최형우와의 1문1답.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을 친 뒤 이후 네 타석에서 무안타라 기분이 좋진 않다. 사실 요즘 타격감이 안 좋다. 어떻게 홈런을 쳤는지도 모르겠다. 친 게 아니라 공이 와서 방망이에 맞은 거 같다. 타격감이 안 좋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특타를 한다거나 특별히 바꾸진 않고 있다. 정말 안 좋아지면 그땐 하겠다."

-그래도 의미있는 기록이다.
"사실 홈런왕 한 번 보다는 의미있는 기록같긴 하다. 야구선수로서 오래, 많이 경기에 뛰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꾸준히 자리를 지켜서 기쁘다."

-개인 최다인 31홈런을 친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좋다. 목표는 없나.
"없다. 늘 얘기하지만 30홈런·100타점이 목표다. 1등은 안 해도 된다."

-2008년부터 올시즌까지 최형우보다 홈런, 타점이 많은 선수는 없다. 그런데도 저평가된다.
"사실 예전에는 속상할 때도 있었다. 수비가 안 좋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내 할 일만 하다보면 좋은 때가 오지 않겠는가."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은 언제까지 이어가고 싶은가.
"계속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랑같지만 난 잘 안 안프다. 시력만 잘 유지하면 가능할 것 같다."

-중심타자의 부담은 없나.
"개인적으로 큰 존재감이 있다고 본다. 뭔가를 해야한다는 미션이 주어지는 자리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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