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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검찰수사에 불만 드러내

중앙일보

입력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6일 "검찰이 유일한 증인(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한 달 동안 통제 관리하면서 만들어낸 진술 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검찰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윤씨는) 경남기업의 업무 부사장이 아니라 정무 부사장이다. 정치권의 로비 창구다"며 "(윤씨가) 심부름을 이것만 했겠느냐. 대선과 총선 때도 똑같이 심부름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집무실로 불러 "사건 초기부터 윤씨는 검찰의 적극적인 협력자였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병상신문을 포함해 윤씨를 10차례 이상 조사하고 4차례 이상 조서를 작성하면서 '윤씨가 일관되게 진술했다' 등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리며 (금품수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인이) 일관되게 진술했다면 한나절만 조사하면 끝난다. (나도 검사를 해봤지만) 이런 식으로 증인을 한 달 이상 관리 통제하는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미리 수첩에 적어온 내용을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언론사 기자가 그의 뒤쪽에서 수첩 내용을 촬영하려 하자 "저리 가세요. 허허. 그만하고 저리 가세요"라며 막았다.

홍 지사는 또 "나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확실하다면 성 전 회장이 왜 자살 전에 측근들을 데리고 전달 사실을 확인하고 녹취까지 했을까요"라고 물은 뒤 "그것은 늘상 정치권에 있는 배달사고를 염두에 두고 다시 확인하러 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이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할 때 '윤씨에게 생활자금으로 1억원을 줬다'고 했는데, 그 생활자금이 2~3일 사이 나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했다"며 "생활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밝혀보면 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사고를 다시 한번 주장한 것이다.

홍 지사는 "모든 증거가 윤씨 입으로부터 비롯됐다. 윤씨가 성 전 회장과 한 얘기를 녹취하고 20년 지기와의 통화도 녹취하는 비정상적인 일을 했다"며 "그것은 자기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작출(사건의 진상과 다르게 꾸미거나 변형시켜 드러낸 것)한 증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검찰이 경남기업을 서너차례 압수 수색을 했다는데, 홍준표란 이름이 없을 것이다. 있을 수가 없다"며 "내가 처음부터 목숨을 걸고 안 받았다고 이런 소리를 안하는 건 큰 살림을 하다 보면 내 측근 중에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해서 적극 부인을 안 했는데 그 사이에 내가 점검하고 확인도 해보고 하니까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금품 수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홍 지사는 "(이번 의혹 사건을) 망자와의 진실게임으로 본다. 윤씨는 '사자(死者)의 사자(使者)'일 뿐이다"면서 "내가 이례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부득이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검찰이 일방적 주장을 언론에 흘리고 마치 언론이 기정사실화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라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홍 지사는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강모 전 보좌관에 대해서는 "2년간 데리고 있었지만 두 번에 걸친 경선 과정과 그 친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2011년 10월 청와대에 보냈는데, 그 친구는 당내 사정을 잘 몰라서 당내 일이나 지구당 일이나 그런 일은 일절 모른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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