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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산 가야산|더위 쫓는 계곡피서지로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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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름산 하면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수려하며 관광지로 손꼽히는 경남 합천의 가야산 일게다.
가야산하면 해인사, 해인사 하면 가야산이 떠오르게돼 등산과 피서·관광까지 겸할 수 있어 여름 산으로는 안성마춤이다.
가족은 물론 동료끼리 짝지어 가야산을 오르고 계곡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여름피서지로 적격이다.
가야산은 소백산맥의 한 지맥인 대덕산 줄기가 동남으로 뻗다가 경남 합천군과 경북 성주군의 경계를 이룬 명산이다.
1천4백30m의 주봉인 상왕봉을 중심으로 두리봉(1천1백35m) 단지봉(1천8m) 이상봉(1천46m) 비계봉 (1천1백26m) 등이 병풍을 두른 듯 연봉으로 이어져 있다.
황강과 연결되는 가야천의 발원지인 상왕봉과 두리봉 골짜기에서 해인사 앞을 지나 흐르는 계곡이 가야산 7개의 계곡 중 제일경치가 좋은 홍류동 계곡이다.
홍류동 계곡은 용산정이 있는 곳에서 거슬러 올라가는데 해인사입구까지 관음폭포·오비정·용문폭포 등이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며 환호성을 연발케 한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설경이 장관을 이루지만 특히 여름 홍류동 10리 계곡일대의 수백 길이 되는 울울창창한 천년노송과 잡목들이 어우러져 터널을 이룬다.
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등산객들은 땀을 식힐 수 있고 계곡 옆·산기슭·잡목 숲·바위 틈 사이는 어디든지 자리만 잡으면 휴식처요 피서지다.
가야산은 이처럼 빼어난 경승과 함께 그 품안에 해인사와 더불어 국보 및 사암·문화재·고적·사적을 간직하고 있어 예부터 조선팔경 또는 12대 명산의 하나로 뽑혀왔을 뿐만 아니라 가야산 해인사 일원전체가 우리 나라 사적 및 명승 제5호로 지정 (l966년)되어 있다.
여름철 가야산 등산코스는 유일한 개방코스인 해인사로부터 시작되어 산을 타는 코스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며 단조롭기는 하나 중턱 억새 밭을 지나 정상으로 돌아오는 바위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해 힘이 든다. 그러나 코스는 잡기에 따라 연봉일주코스·횡단코스 등 다양하고 변화 있는 코스를 택할 수 있다.
지금은 해인사로부터 산꼭대기의 왕복코스 이외엔 이정표나 안내판이 없어 길을 잃을 위험이 많아 되도록 이면 전문가나 안내인이 없을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정상왕복코스는 12km로 4시간이 소요된다. 여관촌에서 출발, 15분이면 해인사입구 일주문 앞에 이르고 여기서부터 정상적인 등산코스다.
일주문∼용탑선원∼계곡 길∼통신대아래 임시 대피소까지 1시간이 걸린다. 여기서부터 길은 가파르다.
특히 대피소를 지나 바위골짜기를 돌아 넘어서부터 얼음 골로 가는 능선까지 급경사, 바윗 길은 비온 뒤는 미끄럽다.
대피소 바로 위에는 경찰의 통신대가 있어 통제구역이므로 옆을 돌아 정상까지 l시간이면 된다.
정상인 상왕봉에서 내려다보면 서북으로는 멀리 지리산·오도산, 동남쪽엔 단지봉·두리봉·남산제일봉, 동쪽엔 수덕산·대덕산, 북으로는 덕유산이 상왕봉을 옹위하면서 해인사를 감싸고 있는 것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하산 길은 임시대피소 조금아래 마애불코스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길로 내려오는 코스로 내려오다가 보물 제2백22호인 마애불임상을 만나게된다.
여기서 태고의 신비를 담은 듯이 울울창창한 잡목터널을 따라 돌을 부수는 듯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20분 가량 내려오면 해인사 운동장·용탑선원 앞에 이른다.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다 해인사에 들러 국보 제32호인 팔만대장경과 52호인 장경각·보물·중요 건물들을 두루 살펴본다.
이밖에 해인사를 중심해서 가볼 만한 곳은 신라말기의 대학자인 한림학사 고운 최치원 선생이 처자를 거느리고 입산, 시와 풍류로 신라의 망국한을 달랬다는 학사대와 용산정이 있고 서쪽으로는 원당암·홍제암·용탑선원, 서남쪽엔 삼선암·금선암·보현암 등 불교학생들의 수련장과 비구니들의 선방이 있다. 동쪽으로는 우리 나라 불교정통인 조계종종정인 이성철 큰스님이 계시는 백련암·희랑대·지족암·국일암·약수암이 있다.
해인사에 내려가면 길삼암·적멸보궁·청량사가 자리하고 가야천의 상류인 홍류동에 들어서면 계곡이 한데 어울려 무릉도원을 상상케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과 등산객들은 차편으로 여관촌까지 올라가 버리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경치를 놓치기 일쑤다.
등산과 관광이 끝나면 또 가볼 만한 곳이 있다.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여관촌에서 경북 성주군으로 넘어가는 옛길인데 현재는 정부에서 추진중인 조국순례 자연보도로서 약20여km나 된다.
교통편은 지난달 27일에 개통 88올림픽 고속도로와 전국으로 연결되며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호텔·여관·민박·막영지가 잘 마련돼 있어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은 불편이 없다. 이장환 <진주산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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