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송곳 아이언, 텍사스서 통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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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를 든 박인비.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다. [어빙 AP=뉴시스]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에서 끝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했다. 최종 15언더파로 공동 2위 박희영(28·하나금융그룹) 등을 3타 차로 제쳤다.

한 타 차 선두를 달리던 박인비는 파 4인 12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옆 60cm에 꽂았다. 경쟁자 렉시 톰슨(20·미국)은 이 한 방에 힘이 들어갔는지 보기를 했고, 박인비가 버디를 잡으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이날 박인비가 그린을 놓친 건 한 번 뿐이었다.

 올해 박인비의 아이언은 송곳이다. 그린 적중률이 78.8%로 리디아 고(18·뉴질랜드)에 이어 전체 2등이다. 박인비는 지난해부터 드라이버를 매우 안정되게 치고, 아이언도 몰라보게 정교해져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든다.

 좋은 기회를 다 버디로 연결하는 것은 아니다. LPGA 선수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박인비의 퍼트는 요즘 약간 골칫거리다. 이 대회 직전까지 박인비의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는 29.8로 37등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2012년에 비해 라운드당 그린에서 1.5타씩을 더 쳤다. 4라운드로 보면 6타다.

 그래도 박인비는 꾸준히 우승경쟁을 하고 있다. 퍼터가 아니라 아이언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다. 박인비는 경기 후 “지난 몇 년 간 좋은 퍼터를 찾아다녔는데 이제야 마음에 드는 퍼터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정말 퍼트감을 찾는다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2013년보다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으로 선수들은 본다.

 ◆리디아 고 네팔 지진 성금 675만원=리디아 고는 이븐파 공동 41위로 경기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경기 전 “상금을 네팔 지진 피해자를 위해 내겠다”고 밝혔는데 예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 상금이 6241달러(약 675만원)에 불과하다. 상금이 적으면 돈을 더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기부금이 너무 박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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