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오래가는 배터리 기술 필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25호 18면

김재무 박사가 항공우주연구원 1층 다빈치랩에서 틸트로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최근 만난 김재무(60) 박사(연구위원)는 “틸트로터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무인기”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무인항공기 분야의 권위자다. 2002년~2012년 정부와 항우연이 970억원을 들인 스마트무인기 틸트로터(Tiltrotor)개발을 이끌었다. 스마트무인기 개발단장(2009~2012년)도 역임했다.

수직 이착륙 무인기 개발 김재무 박사

-10년간 970억원이 들여 개발한 틸트로터가 아직도 현장 활용이 안 된다.
“비행체는 개발했다고 해서 즉각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시범 비행을 거쳐 신뢰도를 높이는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업화, 실전배치를 위해선 개발 비용의 2~3배가 더 들어간다. 현재 틸트로터 실용화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예산 타당성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틸트로터의 특징은.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기다. 틸트로터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해 군에서는 정찰용으로, 민간에서는 원양어선에 실어 어군탐지 등에 쓸 수도 있다. 최근 중동의 한 국가에서도 문의가 오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 틸트로터는 길이 5m, 폭 7m, 총 중량 1t의 무인기다 (TR-100기준). 지상 조종을 통해 최대 시속 500km까지 날 수 있다. 체공시간은 최대 8시간. 날개 양끝에 달린 프로펠러(로터)가 이·착륙 때는 위를 향했다가, 본격적인 비행에 들어가면 전방 90도로 꺽어(틸트) 속도를 높인다.)

-한국의 무인기 기술 수준은.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서는 무인기 기술 수준을 1군~3군으로 나눈다. 한국은 미국·영국 등과 함께 최고수준인 1군이다. 다만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민간용 드론 분야에서는 다소 뒤져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술 부족이라기보다는 시장 활성화 차원의 문제라고 본다.”

-민간용 드론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취미에서 상업적 용도로 넘어가는데, 공역(비행할 수 있는 공간)설정 등에 관한 정밀한 규정이 부족한 편이다. 보완해야 할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선 배터리·모터 등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배터리 기술이 더 발전되야 한다. 현재 배터리는 체공시간이 30분 내외다. 그 정도론 제대로 된 임무 수행이 쉽지 않다.”

대전=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