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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 불평이 IT 신제품 성공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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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터넷 포털이나 디지털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를 만드는 세계적인 IT업체들의 제품 개발자들이 앞다퉈 한국을 찾고 있다. 제품 개발에 앞서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을 가늠하기위해서다. 그동안 우리나라 시장을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마켓으로 삼던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소비자에게서 제품기획 아이디어를 얻고 개발제품의 품평을 듣기 위한 것이다.

코닥의 본사 디지털 제품 개발 총책임자인 스티븐 J. 새쓴은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인 디씨인싸이드 회원 30여명과 만나 코닥의 신제품 개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의 송효원 부장은 "한국 소비자의 요구와 트렌드를 가늠하기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본사에서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포털로 꼽히는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구글은 이달 초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국내 블로거들을 모아놓고 의견을 들었다. 구글이 영어 외에 외국어로는 처음으로 8월에 시작한 한국어 블로그 서비스에 대해 평가받고 개선아이디어를 찾기위해서다. LCD프로젝터를 만드는 일본 파나소닉은 본사 기술진은 지난해부터 10월이면 서울에 온다. 올해에도 150여명의 고객들을 모아놓고 개발중인 신제품을 설명하고 보완할 점 등을 물었다.

휴대전화 업체인 모토로라나 세계적인 통신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알카텔 등은 아예 한국지사에서 조사한 소비자 트렌드를 본사 최고위층에 전달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한 카페에 국내 DSLR(디지털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용자 100명을 초대했다. 일본 본사에서 온 상품기획부장과 마케팅전략실장이 초대장을 보냈다. 홋타야 쓰오 상품기획부장은 "한국 IT유저들의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과 열정에 다시 한 번 놀랐다"며 "앞으로 제품을 기획하거나 개발할 때 한국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통신업체 노텔의 정수진 한국지사장은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우리가 IT강국이 된 데는 똑똑한 소비자들들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새로운 IT제품에 호기심도 많고 소화력도 뛰어난 국내 고객들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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