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모스크바 안 간다 … 국제무대 데뷔 미뤄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외교 채널을 통해 전했다”며 “이는 북한 내부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자의 방러를 수용하지 말라’는 제3국의 요청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연히 없었다”고 부인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정부가 김정은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1월에는 “북한으로부터 (초청과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전승기념일을 전후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유력시되던 김정은의 방러가 이날 갑자기 취소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은이 러시아 정부의 초대를 거절함에 따라 그의 다자외교 무대 데뷔는 없던 일이 됐다. 김정은은 2011년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아직까지 다른 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다.

 김정은 대신 누가 승전 기념식에 참석할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대신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승전 기념식에 참석한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