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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반도체경쟁에 한국도 가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과거 조선이나 철강·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해 해외의 경계가 높아가고 있다.
지금은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발아기에 있지안 약2년 안에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 한·미·일간에 반도체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한 한·미·일간의 반도체경쟁 예상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64KD램으로 대표되는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일본·한국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지만 내년 후반부터 내후년에 걸쳐 공급과잉상태가 되리라는 우려다. 미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설비투자러시가 그 배경이다. 한편 한국에서 최근 처음으로 LSI공장을 완성, 10월부터 64KD램의 양산이 시작된다.
첨단기술제품이라 불리는 LSI에서도 한국의 추격이 시작됐고, 장기적으로 볼 때 반도체마찰은 한·미·일의 3극 마찰의 양상을 띠게될 것이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 수입한 것의 2배에 가까운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다.
그래도 무역 마찰이 일지 않는 것은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본이 가장 자랑하는 것은 메머리. 64KD램이 대표적인데 요즘 공급부족현상은 상당히 해소되고 있다.
메머리를 비롯한 반도체의 수요가 갑자기 떨어졌다는 것은 아니고 품귀현상에서 비롯된 가수요가 줄었고 각 사가 대규모의 설비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반도체 메이커들의 84년도 설비투자규모는 모두 7천억엔 정도로 철강업계와 거의 맞먹는다. 83년까지 합치면 1조엔을 훨씬 넘는다.
반도체의 경우 투자를 결정하고 나서 실제로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약1년 반이 걸린다. 올해 착공되는 것은 내년 중반께부터 속속 조업이 시작된다. 무역마찰이 내년 후반이나 내후년께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투자러시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TI, 모터롤러, 인텔등 대메이커들이 설비투자에 나섰다.
반도체의 공급과잉 예상에 대해 반론도 있다.
일본전기의 대내순의 부사장은 각 사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그대로 실현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또 설비가 갖춰져도 단결정실리콘같은 재료공급에서 제약을 받게 되며 수요 면에서는 공급확대로 가격이 낮아지면 새로운 수요가 확대돼 연간 30%이상의 수요확대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일마찰은 공급과잉국면으로 표면화됐지만 그 뿌리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반도체기술은 군사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군사상의 키테크놀러지에서 일본에 뒤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 마찰을 빚는 것이다.
사실 반도체에 관련된 모든 기술은 미국에서 생겼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64KD램이라고 하는 일부제품에서는 일본이 우위에 섰고, 한 걸음 나아간 2백56KD램에서도 일본이 유리한 싸움을 벌이고있다는 것은 미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처럼 현재 미일의 무역마찰은 메머리가 중심이 되어있지만 앞으로는 이와 함께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미 업계에서는 이제부터는 MPU의 시대라는 소리가 일고 있다.
MPU를 둘러싼 마찰은 이미 미일간에 몇 번이나 일어나 일본측이 상당한 화해금을 문바 있다.
한편 한국에선 삼성반도체통신이 최근 VLSI 양산공장을 완성했다. 서울근교 용인군에 건설한 공장은 10월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 64KD램을 월 6백만개씩 생산케 된다. 이는 일본 최대 메이커가 월8백만∼9백만개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규모 면에서 상당하다.
들리는 바로는 내년 10월부터 2백56KD램도 본격 생산한다고 하며 그후에도 계속 공장을 증설, 메머리뿐 아니라 MPU도 생산할 계획.
동사는 미 마이크로테크놀러지사의 기술을 도입, 칩설계는 미 실리콘밸리에서, 생산은 한국에서 하는 체제를 갖출 방침. 한국에서는 이밖에도 현대·럭키금성·대우등 4대그룹들이 모두 LSI생산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
이같은 한국의 LSI진줄에 대해 일본업계에서는 한국은 일본보다 수년 늦어있고 한국의 진출에 대한 두려움은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할 필요가 없다는등 여유를 보이는 입장. 그러나 업계 내에서도 당장은 위협을 느끼지 않지만 2년 정도 후면 만만찮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우수한 두뇌와 한국내의 노동력을 결합시킬 때 하이테크 분야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로설계기술처럼 독창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아닌 메머리처럼 생산기술에 의존하는 분야가 많은 제품에 대해서는 한국의 추격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일본경제=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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