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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삼도그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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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도그룹은 지난60년 창업, 봉제수출을 시작하면서 이제까지 거의 외길을 걸어왔다.
70년대초 봉제수출 붐을 타고 급성장했던 삼도그룹은 대부분의 다른 기업과는 달리 봉제수출에서 쌓은 여력으로 사업영역을 늘리는「확대」과정을 겪지 못했다.
삼도그룹의 규모가 외형상 상대적으로 크지 못한 데는 이같은 그룹의 보수체질에도 원인이 있다.
삼도그룹은 모기업인 삼도물산을 주축으로 역시 봉제업체인 (주)서우·대신통상·카스데레오 메이커인 삼도전자·건설업체인 삼도종합개발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되었다.
지난해 그룹총매출액은 1천4백38억원, 올해는 1천8백8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봉제품이 1천3백50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웃돌고 그 대부분이 수출로 이루어진다.
삼도그룹은 80년대 들어 2세 경영체제로 들어섰다.
창업주인 김만중회장(66)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김회장의 장남인 김상헌씨가 삼도물산사장, 2남인 김재헌씨가 부사장으로 취임, 경영을 맡게 됐다.
70년대 말 수출침체 등에 따른 경영위기를 넘긴 후 김회장은 그룹경영을 2세들에게 맡겼다. 요즘도 매일회사에 나와 사무실을 둘러보고 한달에 한번씩 그룹사장단회의를 주재, 일을 챙기지만 그룹차원의 신규투자 등 극히 중요한 일을 빼놓고는 의사결정에 참여치 않는다.
삼도그룹의 경영은 모기업인 삼도물산이 김회장의 2세들에게 맡겨진 외에는 다른 기업은 전문경영인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질적인 의미에서 김회장 자신이 우리나라 초창기무역관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경영인이라 할 수 있다. 일제시 동양면화에 근무하며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오래 무역업무를 익혔고 해방 후에는 한국생사 전무로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었다.
이같은 경력 탓인지 김회장의 사업구상은 항상 무역이 큰 비중을 점하고 있었다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다. 「사업=무역」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업이 크지 못했다는 김회장은 요즘 기회있을 때마다 고정관념을 깨라는 말을 하곤 한다.
미국의 쿼터제도가 존속하는한 봉제산업은 앞으로 10년은 가리라고 전망하는 김회장은 이에 대비한 새로운 사업구상은 전적으로 경영을 맡은 2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못박는다. 그만큼 스스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서 있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김상헌사장(35)은 서울고·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도물산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80년부터 사장직을 맡고있다. 김재헌부사장(30)은 서울고·외국어대 불어과를 나와 남가주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았다. 그룹기획조정실장을 겸하고 있으며 82년 말부터 물산 부사장을 맡고있다.
소탕하고 대범한 편인 김사장에 비해 치밀하고 일을 꼼꼼히 챙기는 편이어서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 막내인 김재하씨는 현재 LA지사장으로 나가있다.
계열사 사장중 (주)서우 김성수사장(40)은 김회장의 사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을 거쳐 73년 입사, 82년부터 서우를 맡고있다.
김재덕 종합개발사장(51)은 주 모로코대사관 국방무관 등을 거쳐 육군준장으로 예편한 군출신. 군재직중 건대에서 부동산학박사학위를 받고 강단에 서기도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로 80년 전무로 영입돼 81년부터 종합개발의 경영을 책임지고있다.
이여은 삼도전자사장(48)은 서울고·서울대공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81년부터 전자의 경영을 맡고있다.
이기만 대신통상사장(46)은 대전고·서울대 법대출신으로 67년에 입사, 잔뼈가 굵은「삼도맨」중의 하나로 81년부터 현직을 맡고있다.
최염 삼도물산전무(45)는 연세대 법대출신으로 69년에 입사, 해외지사장·이사·상무 등을 거쳐 81년 물산전무로 취임했다.
최을룡상무(48)는 고려대법대·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조세행정을 연구하고 그같은 경력으로 국세청에서도 10년 동안 근무한 세정통.
77년 삼도물산상무로 영입돼 현재에 이르고있다.
이밖에 김일부 물산이사(40)도 국세청출신으로 현재 관리본부장을 맡아 경리·외환관계업무를 보고있고 장경표이사는 64년 입사한 공채1기 출신으로 돋보인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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