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동아파트 원인도 흔들흔들 교수들의 조사내용 서울시서 알맹이 빼고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시 의뢰로 여의도시범아파트1동의 진동 원인을 조사, 그중간 보고서를 제출한 한양대 한응교·진병익 두교수는 자신들이 낸 보고서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서울시의 진동 원인 발표 내용을 보고 심히 불쾌해 하는가 하면 문제의 아파트 입주자들은 몹시 어리둥절한 표정.
이는 한·주 두 교수가 중간보고서에서 『인접한 대한생명 건물의 지하굴착공사로 인한 아파트의 지반 악화가 진동의 원인이 될 수있다』 고 밝혔으나 서울시가 이부분을 싹 빼버리고 『아파트 진동원인은 한강개발공사장의 쇄석기 (돌깨는기계) 때문일 뿐 대한생명 빌딩공사는 아파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고 발표했기 때문.
서울시와 두교수의 말이 어긋나자 피해자인 아파트 입주자들은 『전문가의 조사보고서가 원본 내용대로 발표되지 않은것도 이해할수 없지만 이렇게 원인을 호도하다가 와우나 대구경북아파트꼴이 나지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면서 빠른 시일안에 정확한 원인규명과 대책수립을거듭 요구.

<본인 의견과 다르다>
중간보고서를 접수한 서울시는 이를 검토한 끝에 1주일이 지난 22일 상오11시쯤 한강사업부 김모부장이 두교수를 찾아가 대한생명빌딩 공사가 아파트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보고자료초안을 내보이고 시장에게 보고할 것이라며 사인해 줄 것을 요구.
이보고서를 본 두교수 가운데 진동분야를 담당한 한교수는 대체로 이의 없다고 판단, 동의했으나 지질문제를 담당한 진교수는 중간보고서 요지와 다른데 불만을 표식, 겉장에 「본인의 의견과 다름」이라고 쓰고 서명.
이에 대해 안상영 서울시 종합건설본부장은 『적절한 시험도 하지 않고 객관적 증거도 없이 다만 유추해석으로 옆 건물이 아파트 진동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해명.
한·진 두교수는 지난4월19일 주민들의 진정에 놀란 서울시의 조사의뢰를 받고 지난 4월24일∼5월15일까지 조사에 나서 건물 진동은 한교수가, 아파트의 지반과 지질문제는 진교수가 맡아 건물의 움직임과 지하수위를 측정하고 지반의 안전도까지 세밀히 분석해 중간 보고서를 제출했던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