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유황 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일당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식이유황 성분이 들어있는 건강기능 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노인들을 상대로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노인들에게 식이유황 성분이 들어있는 건강기능 식품을 모든 병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과대·과장해 판매한 혐의로 정모(62)씨 등 건강기능 식품업체 대표 3명을 포함해 총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식이유황 식품이 암·고혈압·당뇨·척추 디스크 등 모든 병을 낫게 하는 것처럼 속여 1600여 명의 노인에게 총 5억8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일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홍보·영업팀 직원들은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명 제약회사 직원 행세를 하거나 “엄마 나야” “어머니 저 딸 친구 ㅇㅇㅇ이에요” 등의 말을 해 경계심을 허문 뒤 “식이유황 식품 5일분을 무료로 보내주겠다”고 홍보했다.

이후 관리팀이 노인들에게 “식이유황 약품을 먹었더니 10여년 앓은 퇴행성 관절염이 사라졌어요” “암세포가 줄었어요”는 등의 허위 사례를 담은 광고책자를 만들어 소개하며 제품 구매를 부추겨 돈을 받아냈다.

건강식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노인들은 이들에게 속아 원가보다 5배 비싼 20여만원에 구입했고, 일부는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하는 등 부작용 증세를 보였다.

경찰은 “노인들의 여가활동 시설이 부족하고 질병에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염가의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서 값싼 선물로 현혹하는 행위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