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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귀여 적응력 길러간다|해외살다귀국한 어린이 친선모임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외국에서 살다온 어린이들의 문화충격을 해소하기위한 각종모임이 학교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있다.
숭의국민학교·예일국민학교·서울YMCA에서는 최근들어 「국제친선부」 나 「지구촌클럽」이란모임을 만들고 해외에 거주하다 돌아온 어린이용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다 돌아온 국민학생들은 압구정동·반포·서초지역에 특히 몰려있는데 이들 학생들이 2백여명에이르는 학교도 있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들을 겨냥한 주요 프로그램은▲캠프·자기소개·레크리에이션▲다도배우기·탈춤·연만들기·판소리감상·시조짓기·예절배우기등 전용문화익히기▲살던나라의 친구소개·생활모습·슬라이드나 사진소개등의 외국문화소개하기등.
숭의·예일국교의 「국제친선부」가 어학교육에 치중함에 비해 서울Y의 「지구촌클럽」 은 같은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간의 친목도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구촌클럽」 을 운영하고있는 김용무간사(서울YMCA)는 『외국에서 살면 어린이끼리 서로 협력하여 우리 문화와 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주된 목적』 이라며 사실상 이들 어린이들의 상당수가 적응력이 크게 뒤떨어져 해외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크게 우려했다.
실제로 5월20일 하오2시 미국·영국·캐나다·아프리카·일본등지에서 3년이상 거주하다 돌아온 어린이들 30여명이모인 「지구촌클럽」 의 수업은 담당교사와 부모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한국말도 못하고 영어에도 익숙지 못한 몇몇 어린이들이 계속 관심을 끌기위해 짓궂은 장난으로 수업을 방해함은 물론, 적응이 빠른 어린이와 미처 적응이 안된 어린이간의 불화가 계속되었고 일본·중국·아프리카등지에서 온 어린이와 미국·영국·프랑스등지에서 살다온 어린이간의 사소한 층들도눈에 띄었기 때문.
이는 「친구별명짓기」 프로그램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원숭이」「빼빼」「햄버거페이스」「일제」 「미제」「외제」 등 친구들의 결점을 꼬집는 별명이 상당수서 차지해 미처 적용이 안된 어린이들로부터 커다란 반발을 일으키기도했다.
동경에서 4년간 살다온 조원선양 (둔촌국교 6년)은 『처음에 일본에 갔을때는 차별을해서 많이 슬펐는데 고국에 들어와보니 친구도없고 생각·생활습관·말도 잘 적응이 안되어서 다시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며 우선 외롭지않게 마음이 통합 친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말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들의 내적갈등보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배운 영어나 일어등의 외국어를 어린이들에게 계속 가르치기위한 프로그램에 치중하고있어 이들 어린이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있다.
이때문에 「국제친선부」 나 「지구촌클럽」 에서는 이들처럼 어린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대학생모임인 「아틀라스클럽」과 이들 어린이들과의 「형·동생맺기」「펜팔하기」「대화의 모임 가지기」 등으로 그 해결점모색을시도해 보고있다.
해외에서 살다 돌아온 이들 어린이를 위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있는 「아틀라스클럽」회장 강승한군 (서강대 3년)은 그자신도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어 적응이 늦었다면서 자신들이 느낀 문제를 이들에게 설명해줌으로써 구김살없는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외국어수업이 아니라 친구사귀기와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하는것』 이라고 강조한다.<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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