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금요일] 대화의 격 높이는 중국 고전 148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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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치권에는 문담(文膽)이란 비공식 직함이 있다. 지도자의 연설문 작성을 전담하는 참모를 말한다. 후한 초기 반란군을 이끌던 장수 고준(高峻)과 책사 황보문(皇甫文)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난공불락의 성채에서 대치하던 고준은 황보문이 성 밖에서 회담 중 살해되자 의외로 곧 투항했다. 자신의 쓸개(膽·담)를 잃었다는 이유였다.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문담은 리수레이(李書磊·51)와 류허(劉鶴·63)로 알려져 있다. 리수레이는 14살 때 베이징대 중문과에 입학해 ‘신동’으로 불렸다. 현재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푸젠(福建)성에서 중앙 진출을 위해 수련 중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문담으로는 중산층 육성을 뜻하는 ‘미들아웃 경제학’이란 용어를 만든 에릭 류(47)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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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설에 중국 고전 인용을 인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세계적 현상이다. 어떤 문장이 인용에 좋을까. 중국인에게 국학대사(國學大師)로 추앙받는 지셴린(季羨林·1911~2009) 전 베이징대 부총장은 중국의 명문 148개 구절을 엄선했다. 그는 “이를 다 외우면 경계가 한 단계 올라간다. 문학 방면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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