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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종죽 540만 그루 빼곡 … 거제서 즐기는 '죽림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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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호남죽(湖南竹)·죽순죽(竹筍竹)·일본죽(日本竹)·모죽(毛竹)을 경남 거제에서는 어떻게 부를까. 정답은 맹종죽(孟宗竹)이다.

 맹종죽은 20m 정도까지 자라며 지름 20㎝ 정도로 국내 대나무 가운데 가장 굵다. 주로 한반도 남부 지역에 자라고 껍질에 흑갈색의 반점이 있다. 대나무 재질은 윤기가 적고 매우 단단하다.

 이런 맹종죽의 군락지가 경남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에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배한 ‘칠천량’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면적 300㏊에 540여만 그루가 자란다.

 이곳 맹종죽 재배 농민 19명은 2012년 5월 ‘거제 맹종죽 테마파크’를 열었다. 죽림 속에 죽림욕장과 짚라인, 외줄타기, 사다리 오르기 등 27개 모험코스와 서바이벌 게임장을 갖춘 뒤였다. 개장과 동시에 ‘죽림 포레스티벌’을 개최했다. 포레스티벌은 숲(Forest)과 축제(Festival)를 합친 말이다.

 올해로 4회째인 죽림 포레스티벌은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죽순 캐기와 대나무 공예, 모험의 숲 체험, 죽순 요리 시식회, 댓잎차 시음회 같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대나무로 만든 화분·컵·밥그릇·맥주잔 같은 공예품과 맹종죽 죽순을 넣은 두루치기·죽순 무침 같은 음식을 판매한다. 시식행사도 열린다.

 여창모(48) 맹종죽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테마파크는 바다를 바라보며 대나무숲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곳”이라며 “입소문을 타면서 평소 주말에만 3000명 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거제의 맹종죽은 1927년 하청면 공무원 신용우씨가 일본 산업시찰 뒤 귀국할 때 뿌리가 있는 묘목 3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이 퍼진 것이다. 국내 맹종죽의 첫 재배지가 하청면인 셈이다. 군락지 안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죽림욕을 할 수 있다. 죽림욕은 외부 온도보다 4~7도 낮아 심신을 순화하고 스트레스를 없애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마파크 입장료는 어른 기준 2000원이며, 서바이벌게임과 모험의 숲 체험료 등은 따로 내야 한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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