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들고 간 삼성SDI 사장·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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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조남성(왼쪽 두번째) 사장을 비롯한 삼성SDI 경영진들이 친환경차 바람이 불고있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 현장을 찾아 BMW 부스에 들러 현지 직원으로부터 하이브리드 차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민 기자]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가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남성(56) 삼성SDI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상하이 모터쇼에 등장해 BMW·아우디 등 완성차 메이커 부스를 둘러볼 정도다.

 상하이 모터쇼 2층 전시장에 약 200㎡ 규모로 부스를 마련한 삼성SDI는 20, 21일 이틀간 모터쇼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37암페어(Ah), 94Ah 등 각종 배터리 셀을 소개했다. 삼성SDI가 제작한 자동차용 내·외장재도 함께 공개됐다.

 조남성 사장은 “글로벌 메이커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한 친환경차들을 눈으로 확인했다. 현장 점검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글로벌 완성차 업계 트렌드를 총체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하이 모터쇼에는 삼성SDI가 만든 자동차 전장 부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BMW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 ‘BMW X5 x드라이브 40e’, 아우디가 공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e트론 콰트로’에는 삼성SDI가 공급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조 사장을 비롯한 삼성SDI 임원들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 부스에 들러 순수전기차 ‘S600’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포드가 올해 출시한 신형 세단 ‘몬데오’의 실내 인테리어에도 삼성SDI가 제작한 ‘무도장(無塗裝) 메탈릭 소재’가 들어가 있다. 무도장 메탈릭 소재는 긁힘에 의한 색 벗겨짐이 적고 쉽게 변색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한 외국기업의 임원은 “메탈릭 소재는 별도의 도장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올 10월 중국 시안에 연간 4만 대 가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한다. 여기에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것도 ‘희소식’이다. 중국 정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비롯한 친환경차 구입 시 취득세 10%를 아예 면제해주고 있으며, PHEV에는 3만2000 위안, 순수전기차에는 5만4000위안의 보조금까지 투입하고 있다.

상하이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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