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 팀 구성 힘들듯|88 서울 올림픽은 어려움 없을 듯|한국교민 자원봉사대 북한 팀 안내 할 수도|LA 올림픽 모든 자료 한국에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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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조직위원회 「피터·위버로드」(45)위원장은 3개월 앞으로 다가선 제23회 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음은 5년 동안 위원장직을 맡아온 그와의 회견 내용.
-남북한 관계는 랭군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매우 미묘하다. 북한 팀이 LA올림픽에 참가, 경기 중 한국팀에 대한 정치적 테러나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정치활동을 할 경우 이의 대비책은?
▲남북한의 정치적 미묘성은 잘 알고있다. 그러나 북한 팀의 규모가 작고 올림픽이 정치이념을 초월한 국제 경기이기 때문에 북한이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스포츠 정신을 준수 것으로 기대한다.
대회도중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다.
-남북한 단일 팀에 대한 견해는?
▲단일 팀이 구성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단일 팀이 되든 각기 참가하든 LA올림픽조직위원회는 모두 환영한다.
-현재 LA올림픽에 자원 봉사하겠다는 한국 교민들이 1백여 명이나 등록된 것으로 안다. 이들 한국교민 봉사대원이 북한 팀을 위해 통역·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인가?
▲올림픽 정신에는 국가의구별이 없다. 한국 교민이라 할지라도 필요하다면 북한 팀에도 그 같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란-이라크, 서독-동독은 물론 남북한 등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라 해도 자원봉사대에 지원한 사람들은 국가와 정치 이념을 초월해 서비스용 제공해야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이번 LA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민간기구에 의해 주관되고 있는데 그 장단점은?
▲지난 79년 LA시가 올림픽을 시민세금으로 치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부득이 민간주도로 이률 치르기로 했고 이에 따라 내가 내년4월에 조직 위원장을 맡게 되였다. 처음에는 사람도 사무실도 은행 계정도 없이 막막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나의 비서 한 사람이 처음으로 자원 봉사 원으로 참가한 이례 현재 모두 2천5백명의 인원이 대회 준비를 하고있다.
이번 LA 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완전한 민간기구이기 때문에 교통·경기장 등 공공시설 이용에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올림픽 대회를 이유로 시민의 불평을 강요할 수 없고 경기장도 대회 2주전까지 LA 올림픽 조직 위원회가 손도 댈 수 없게돼 있다. 2주간의 기간동안 장식 등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88년의 서울 올림픽은 이런 점에서 정부주도의 잘 짜여진 조직과 행정력으로 대회를 갈 치를 걸로 생각한다.
-LA시 전체가 올림픽 3개월을 앞둔 곳 같지 않게 플래카드 한 장 볼 수 없이 너무 조용한데.
▲돈이 없어 아직 플래카드나 선전 간판을 1백 여개밖에 제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회직전에 좀더 붐 조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88 서울 올림픽과 관련, 한국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어떤 대화가 있었는가?
▲노태우 한국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몇 번 만났다. 그는 아주 훌륭한 인물 같았다. 노 위원장과는 LA올림픽의 컴퓨터 자료, 선수 기록, 기술 및 모든 스포츠 관계 정보를 제공하기로 얘기가 진행중이다.
-소련이 LA올림픽의 정당성을 비판하고 있는데?
▲지난 3월 소련의 LA올림픽 연락 대표에 대한 미국 입국이 거부된바 있는데 그런 일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미국은 기피 인물이라 하여 입국을 거부했음).
이 문제는 올림픽 참가 대표단의 입국과는 전혀 별개다. 소련은 올림픽 대회 참가를 위해서는 미국 입국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소련은 이번 LA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고있다. <로스앤젤레스=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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