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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퍼런 단속…바짝 엎드린 타운 유흥업소

미주중앙

입력

'정화.조심.긴장'.

요즘 LA한인타운 유흥업소 분위기의 키워드다.

"다른 때와는 좀 다르다. 다들 제대로 겁을 먹은 것 같다." 타운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사장은 사법당국이 강력한 단속을 이어가자 다들 몸을 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LA경찰국(LAPD) 등 수사 당국은 지난달부터 합동 수사팀을 꾸려 수시로 유흥업소 단속을 하고 있다. 주로 오전 2시 이후 주류를 판매하는 것, 금연 공간에서 흡연을 하는 것, 마약 투약 등이 단속 대상이다.

연방수사국(FB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국토안보조사국(HSI) 등은 타운내 노래방과 룸살롱 등에서 도우미 여성들을 타겟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여성들을 B걸(Bar-girl)로 부르며 B걸들의 세금, 신분, 타주에서 이뤄진 성매매 연루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실제로 타운내 'F' 노래방에서는 이달 초 여성 5명이 단속에 걸려 영업 중 체포되기도 했다.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특히 시간 외 주류 판매에 대한 단속이 매우 강화됐다. 단속에 걸리면 주류판매 라이선스가 효력을 잃기 때문에 지장이 크다"고 말했다.

업주들의 몸 사리기는 단골 손님들에게도 전해졌다. 한국계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권성주(44)씨는 "업무상 유흥 업소에서 접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2시 이후에도 업소 측에서 정문만 닫고, 술을 공급하면서 영업을 계속했다. 그런데 지금은 단골업소를 가도 더 술을 팔 수 없다고 거절하더라. 2시 이후에는 업소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LAPD 올림픽경찰서 풍기단속반은 14일 "한동안 단속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토 팔라졸로 서장의 주재로 유흥업소 업주들과의 만남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한 업주는 "한 두 달이 지나면 또 눈치를 보고 2시 이후에도 영업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은 다들 조심하자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차라리 법을 지켜 당당해지자는 의견도 있다. 수사당국이 한인 유흥업소들을 별도로 지목해 단속을 벌이는 것 자체가 한인 커뮤니티의 부끄러운 일이란 자숙의 목소리다. 한인 업주 한모씨는 "업소들끼리 과도한 경쟁이 붙으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법을 어겼던 것이다. 함께 준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더이상 긴장할 필요도 없고 당당히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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