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총리에게 4월은 무슨달이냐고 물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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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회 국회(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완구 국무총리가 계속되는 대정부질문에 피곤한 듯 뒷 목을 주무르고 있다.[뉴시스]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총리, 4월이 무슨 달인 지 알고 계십니까?"
이완구 국무총리="4월이 '잔인한 달' 아닌가요? 저한테는 최소한 잔인한 달로 느껴집니다."

(※의원석과 방청석 일제히 웃음)

민병주 의원="4월은 과학의 달입니다."
이 총리=(쓴웃음)

이완구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의에 출석해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의 '까칠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 총리는 이른바 '성완종(고 경남기업 전 회장)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에 대해 "총리가 왜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 저 자신도 모르겠다"면서 "예단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고인이 대단히 모호하게 해놓고 가니 (제가)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 총리는 "(제가 3월12일 부정부패척결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법과 원칙대로 수사한다고 했는데 고인이 대단히 섭섭해 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신중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리 담화 뒤에 3월18일 (경남기업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돼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3월22일 고인이 저한테 전화를 걸었고 여러 사정말씀을 하셔서 (제가) 법과 원칙에 따라 당당하게 수사 받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전화 없었고 금품 관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느냐는 질의에 대해 이 총리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가 충남도지사와 국회의원 선거 출마 때 후원금 목록이 있으니 지금도 열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돈 1원이라도 받았다는 수사결과가 나오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느냐는 의원 질문에 이 총리는 "당연하다"고 말했다.이 총리는 "(문제될 게 없는) 반대의 경우라면 제가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총리는 이번 수사의 범위를 묻는 의원 질의에 "검찰의 고유영역"이라면서도 "이 분(성완종)의 행태를 생각하면 대단히 넓은 정치인과 교류 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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