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오일로드를가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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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고민은 쏟아지는 오일 달러를 어디에 쓰느냐다. 국제유가가 50달러선을 유지한다면 오일 수입은 연 200억 달러를 넘는다. 여기에다 올해 5월 완공된 BTC파이프라인에서 내년부터 연간 수십억 달러가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 800만 명인 나라에는 엄청난 돈이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바쿠 시내 언덕의 국립묘지 공원에서 바라본 시가지는 우중충한 소련식 도시였지만 중간중간 고층건물들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대부분 최근 3년 새 건설된 것이다.

미하일 자바로프 경제개발부 부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8%, 내년에 24%에 이를 것으로 봤다. 그는 "2007년엔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부 차원에선 오일 달러를 ▶수도와 지방 간의 격차 축소 ▶상수도.전기.도로 등 인프라 건설 ▶농업분야 개발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유전 개발과 외자 유치는 경기 호황의 두 축이다. 특히 에너지.건설 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다. 대기업인 AB스탠더드의 슐레이만 이브라히모프 부회장은 "최근 2~3년간 가장 달아오른 분야는 건설업"이라며 "최근 발주되는 인프라 공사는 연간 수억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개인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두툼해졌다. 통계청은 "올 8월까지 평균임금이 지난해보다 22% 올랐다"고 밝혔다. 당연히 개인 소비가 늘었다.

현대자동차를 파는 배 블라디슬라프는 "매년 100%씩 판매 대수가 늘어나 올해 1000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LG전자의 휴대전화기와 가전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1인당 소득이 1200달러인 이 나라에선 100만 명의 상류층이 소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이 흘리는 오일 달러를 터키.러시아.미국 업체들이 쓸어담고 있다.

취재 :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정리 : 이양수 국제담당 기자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스트 816호(12월 13일자)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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