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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정신적인 것도 쌓이면 병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온몸이 나른나른 해지고, 기운이 없고, 자리만 있으면 눕고싶다는 이른바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된다. 또 몸이 몹시 피로한데 이것이 무슨 병의 신호가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눈에 띄게 늘어난다.
피로란 어떤 것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 이상종박사(고려병원내과)와 이상돈교수(중앙대의대·생리학)에게 물어본다.

<피로의 생리>
피로는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의 하나다. 최근 건강에 관한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9.6%가 한가지 이상의 자각증상이 있다고 대답한 가운데, 45.2%가 「피로감」을 들어 자각증상 제1위를 차지했다. 말하자면 길가는 사람 10명 가운데 4∼5명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단순히 「피로하다」고 표현하지만 피로의 원인이나 종류는 수없이 많다. 일반적으로 「노곤하다」「움직이기가 귀찮고 능률이 떨어진다」「체내의 생리기능이 저하된다」를 피로의 3대증상으로 보는데, 피로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않다.
피로를 「어떤 물리적인 자극이 가해졌을 때 근육의 누축과 이완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정의하는 학자도 있다. 이는 유산등의 피로물길(피로소)이 신체내부에 발생해 혈액순환을 통해 전신을 돌면서 체내 산화현상을 일으켜 근육을 수축시키고 통증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피로에는 크게 생리적피로와 병적피로가 있고, 생리적 피로는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로 나눠진다.

<생리적 피로>
육체적피로란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등 근육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것이므로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금방 원상으로 회복된다.
정신적 피로란 글자그대로 정신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 피로로서 다시 신경피로와 심리적 피로로 나뉘고있다.
신경피로는 눈이나 귀등 감각기관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거나 연속된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면,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활동물질의 밸런스가 깨졌을 때 생기며 운전기사나 정밀작업자·계산사무직종 종사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심리적 피로는 불안·근심·불쾌·분노·욕구불만등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비롯된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부인과 다투고 출근했을 때 등 괜히 짜증스러워지고 만사가 귀찮아 지는 것이 이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호소하는 피로감은 대부분 이같은 생리적인 피로에 속하는 것으로 적당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수면과 휴식이 피로회복의 최양의 약인 셈이다.
춘곤증이란 것도 일종의 생리적 현상으로 온도·습도의 변화, 즉 물리적 환경변화에 신체가 채 적용을 못하기 때문으로 걱정할 것은 못된다.

<병적피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는 피로가 이 병적피로.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몸이 쉬 피로하고 충분히 쉬었는데도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몸속에 잠복되어 있던 어떤 질환이 발현하거나 악화하려는 신호로 봐야할 것이다. 그런 질환에 속하는 것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가 힘들다. 일본 동경의치대의 「다께우찌」(무내중오낭)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피로를 호소한 초진환자 .6백94명을 조사했더니 이중 30.4%는 뚜렷한 질환이 없는 정신적 요인(심신증)이었으며, 12.8%는 감기나 폐렴·결핵등의 감염증, 5.3%는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과 간염이 각각 4.8%, 위염 3.9%, 빈혈 3.0%, 갑상선질환·근무력증의 순 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알수 있는 것처럼 병적인 피로감은 감염증이 어딘가에 있을때가 가장 많다.

<피로대책>
피로감을 느끼면 우선 병적인 피로인지, 아닌지의 구분이 필요하며 병적인 이유라고 생각되면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해야한다.
그러나 사실상 일반이 생리적 피로와 병적 피로를 구분하기가 어려우며, 이 둘을 알아낼수 있는 명확한 기준도 없다.
생리적 피로라면 우선 충분한 휴식이나 수면 또는 기분전환을 꾀함으로써 피로감을 해소시키도록 한다.
특히 정신적 피로는 육체적 피로에 비해 회복이 늦고, 축적되면 만성화하거나 다른 질환의 방아쇠구실을 할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 또는 주말등산등이 정신적 피로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에너지원으로서 흡수가 빠른 당분이나 양질의 단백질 그리고 지방분보다는 신선한 채소나 과일등 비타민R이나 C가 좋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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