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SK 감독이 윤길현에게 바라는 것 '카리스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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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가 있으면 좋겠는데…."

프로야구 SK는 최근 몇 년간 마무리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정대현(37·롯데)을 중심으로 한 집단 마무리체제를 지나 정우람(30), 박희수(32)라는 소방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 시즌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해 임시 마무리였던 오른손 윤길현(32)을 소방수로 기용하고 있다. 군입대 공백이 있는 정우람을 배려해서였다. 윤길현은 현재까지 마무리 보직에 안착하고 있다. 4경기에 나가 3과3분의2이닝을 던지면서 1실점하고 2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3-2로 앞선 9회 나와 1사 뒤 이대형·박경수에게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몰린 것. 2사 뒤에는 마르테에게 볼넷까지 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한 방이면 단숨에 경기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 윤길현은 조중근을 상대로 볼 3개를 연달아 던진 뒤 가까스로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승리를 지켰다. 김용희 감독은 "동점까지도 각오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내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승환(한신)은 돌부처란 이미지가 있다. 최근엔 안 좋지만 지난 3년간 봉중근(LG)도 카리스마가 있었다. 윤길현이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윤길현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윤길현은 전날 자신의 투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무아지경'이란 표현을 쓴 그는 "결과는 좋았지만 내용이 좋지 않아 블론세이브라고 생각하겠다.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깔끔하게 막았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분석팀에서 슬라이더 패턴 대신 다른쪽으로 가자고 해서 몸쪽 승부를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무리 보긱이 부담스럽지만 떨쳐내려고 노력하겠다. 더욱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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