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스하키, '세계랭킹 15위' 덴마크 4-3 격파 이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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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랭킹 15위의 강호 덴마크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가장 강한 상대에 거둔 승리다. 세계선수권 3부리그팀 한국이 1부리그팀 덴마크를 잡았다. 2015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B 대회 전망도 밝혔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8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오덴세 아레나에서 열린 덴마크와 평가전에서 김상욱(대명 상무)-브락 라던스키-신상훈-박우상(이상 안양 한라)의 득점으로 4-3으로 승리했다.

한국 아이스하키에 의미가 큰 승리다. 덴마크는 2014년 IIHF 랭킹 15위의 강팀이다. 덴마크는 라스 엘러(몬트리올 캐내디언스), 프레데릭 안데르센(애너하임 덕스), 프란스 닐센(뉴욕 아일랜더스), 야닉 한센(밴쿠버 커넉스) 등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2003년 이후 줄곧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에 속해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이 디비전 1 그룹 A(2부) 5위다.

8일 덴마크는 최정예를 가동하지는 않았지만 킴 스탈(37·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모르텐 매드센(28), 줄리안 야콥센(28·이상 함부르크) 등 대표팀 주축 선수가 일부 포함됐고, 매즈 엘러(20·에드먼턴 오일킹스), 마티아스 라센(20·로도브레) 등 지난해 12월 캐나다 월드주니어챔피언십(20세 이하)에 출전한 유망주가 다수 출전했다.

지난해 8월 백지선 감독 부임 후 환골탈태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스피드와 압박을 바탕으로 한 ‘벌떼 하키’로 이변을 연출했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을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해왔던 한국 아이스하키지만 강호 덴마크를 상대로 시종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1피리어드 7분 2초에 브락 라던스키의 어시스트로 김상욱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18분 8초에는 라던스키가 다시 골 네트를 가르며 1피리어드를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한국은 2피리어드 8분 21초에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와 성우제(일본제지 크레인스)의 어시스트로 신상훈이 골을 터트리며 3-0까지 달아났다.

2피리어드에 2골을 내준 한국은 2피리어드 종료 23초 전 스위프트의 어시스트로 박우상이 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종료 1분 36초를 남기고 줄리안 야콥센에게 한 골을 더 내줬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선수들은 현지시간 4월7일 생일을 맞은 백지선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NHL 스타출신 백지선 감독은 지난해 11월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 2위(2승1패) 이끈 데 이어 강호 덴마크까지 잡았다. 대표팀은 13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2015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 대회에 출전해 영국(22위), 네덜란드(25위), 리투아니아(26위), 크로아티아(28위), 에스토니아(29위)와 겨룬다. 1위는 디비전1 그룹A로 승격하고, 최하위는 디비전2 그룹A강등된다.

한국은 9일 결전지인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입성하고 13일 에스토니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디비전1 그룹 A에서 강등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디비전1 그룹 A로 복귀한다는 각오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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