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5)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수경(35)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면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광만)는 3일 범인도피ㆍ은닉 혐의 등로 기소된 박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주된 동기가 유대균 가족과의 개인적 친분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 내용 역시 일상생활을 돕는 수동적 형태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의 양형이 과하다는 박씨의 항소에 대해선 “당시 정황과 범행 동기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유대균이 대대적 검거 작전을 피해 도피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3개월 넘게 은신을 도와 대규모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고 후속 절차가 장기화되는 등 적지않은 사회적 비용 발생을 초래했다”면서 “이러한 범죄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씨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당시 자신의 행위가 범죄행위인지 미처 인식하지 못했고, 대균씨의 정신적 공황상태가 심해 그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인 지난해 4월20일부터 같은 해 7월25일 검거될 때까지 3개월여 동안 대균씨의 도피를 보좌하고 도피처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