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련, 마늘·쑥 50일 더 먹어야 사람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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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당 대표 취임 5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개혁) 진도가 이제 겨우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낸 정도”라며 그간 행보를 자평했다. [오종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에 당을 비유하면서 “앞으로 50일간 마늘과 쑥을 더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취임 50일을 맞아서 한 기자간담회에서다. 문 대표는 “당 대표 행보를 시작하며 늘 이 생각을 가져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단군신화에 곰이 100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으로 변하지 않습니까? 우리 당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변화하려면 (50일간 더) 마늘과 쑥만 먹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50일 동안은 마늘과 쑥을 먹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는 당 지지율 변화 등에 대해선 “이제 겨우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낸 정도”라고 평가했다.

 -공무원연금 대타협기구가 합의에 실패했는데.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 다수가 지금 바라고 있다. 하지만 미봉책으로 연금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몇 십 년은 손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근본적인 개혁을 해내려면 공무원 단체들과의 타협, 동의가 꼭 필요하다. 지금 많이 좁혀졌다. 대체로 우리 당이 제시한 안 쪽으로 여당도 많이 따라오지 않았나. 우리 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정절감과 함께 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충분히 유지되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런 기조로 여야와 공무원 단체가 더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놓을 거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선 우리보다 훨씬 더 가난할 때 했던 일”이라며 “국가가 정책 우선순위를 어디에 놓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능한 경제정당론’에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일정이나 이벤트를 통해 주장하는 건 한계가 있다. 우리 당 전체가 ‘유능한 경제정당’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민주정책연구원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까지 포괄해 구체적인 복안을 준비 중이다.”

 - 4·29 재·보궐 선거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선거 환경이 여러모로 우리 당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에 왕도는 없다. 정성을 다하고 간절하게 임하는 것, 그것이 이기는 길이다. 저는 국민을 믿는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패를 심판하고 국민들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다. 박근혜 정권의 폭주에 대해 국민들이 이번 재·보선에서 브레이크를 잡아줘야 한다.”

 문 대표는 4·29 관악을 보궐선거에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는 데 대해 “당이 다시 불길을 살리려 하는데 다른 불씨를 만들겠다고 ‘호호’ 바람을 불어대는 것을 국민들께서 과연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보면 언론에 대한 불신이 느껴진다.

 “종편을 포함해 언론이 전체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나. 정치 발전을 책임지는 한 곳이 정당이라면 다른 한 곳은 언론인데 언론이 옳고 그름을 가려주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기사를 써야 한다. 우리 정당도 뒤떨어졌지만, 언론도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나.”

글=이지상·위문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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