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피한 넥슨 … 김택진 엔씨 대표 재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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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넥슨과 갈등 중인 엔씨소프트가 27일 주주총회에서 진땀을 뺐다. 분쟁 이후 첫 주총이었으나 전면전은 없었다. 그러나 넥슨과 소액주주들은 김택진 엔씨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사장의 승진과 넷마블에 대한 3900억원의 투자에 문제를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14년 재무제표 승인, 김택진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의결했다. 지난 1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 공시하며 엔씨 경영진을 압박하기 시작한 넥슨 측은 일단 김 대표 재선임에 찬성했다. 다만 김정욱 넥슨코리아 전무는 이날 주총에서 “넷마블과 지분 교환을 통한 협업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투자 결정과 관련한 설득력 있는 설명과 근거자료를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7일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에 자사주 195만 주(지분율 8.93%)를 3911억원에 매각하고, 넷마블 주식 2만9214주를 3803억원에 매입했다. 최대주주인 넥슨(15.08%)과 갈등이 한창인 시점에 이뤄진 지분 맞교환이었다. 결과적으로 엔씨 입장에서 우호 지분을 늘린 모양새였다.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 관련 질문에 대해 “넷마블 주식 인수가격은 적정했다”며 “넷마블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로 매우 잘한 투자”라고 답했다. 또 윤 사장의 승진에 대해서는 “적자이던 북미 사업을 흑자로 전환했다”며 “모바일시장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자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부인과 동생(김택헌 전무) 등이 핵심 임원으로 참여하는 가족경영 방식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여타 가족경영과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현대엘리베이터·KB금융지주·두산·대한항공 등 810개 상장사가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는 주식 발행한도(수권자본)를 2000만 주에서 6000만 주로 늘리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지분율 21.5%)는 반대표를 던졌으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의 표에 밀렸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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