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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된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 … 150억 들여 생태체험장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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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6일 광주 우치동물원을 찾은 가족들이 잉꼬에게 먹이를 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동물원 측이 마련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프리랜서 오종찬]

개장 23년째를 맞은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이 대대적인 손질에 들어간다. 2019년까지 시설 현대화와 생태 체험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민들의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26일 “다양한 형태의 생태 체험을 비롯해 동물원 전체를 친환경적인 생태학습장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생태공원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5년 동안 총 150억원을 들여 동물원 곳곳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1992년 문을 연 우치동물원은 낡고 비좁은 동물 우리와 취약한 관람시설로 탐방객들의 불편이 컸다. 개장 초반 100만 명을 웃돌았던 관람객 수도 지난해에는 23만2700여 명까지 떨어졌다. 동물원이 개장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증개축에 나선 가장 큰 이유다. 우치동물원은 134종 736마리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는 낙후된 우리들을 개·보수하고 친환경적인 관람시설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쇠창살과 콘크리트 바닥으로 만들어진 우리들을 동물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짓는 게 골자다. 동물원 측은 올해 9억9000만원을 들여 원숭이 우리와 코끼리들이 우리 밖에서 노닐 수 있도록 방사장을 증개축한다.

 지난해 시작된 열대조류관과 아프리카관 조성 사업에는 10억4000만원이 들었다. 오는 5월 개관 예정인 아프리카관은 기존 우치동물원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맹수들이 사는 우리 안에 건물 2개동을 새로 지어 동물들과의 접근성을 높였다. 42㎡ 크기의 건물 양편에는 대형 강화유리가 설치돼 호랑이와 사자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사파리 투어를 하는 차량처럼 맹수들을 한 우리 안에서 보는 효과를 준다.

 다양한 생태체험도 동물원의 변화를 이끌어갈 프로그램이다. 다음달 시작되는 ‘사육사와 함께 먹이주기’와 동물교실, 수의사와 함께하는 동물원 체험하기 등이 신호탄이다. 주로 주말과 휴일·방학을 이용해 동물 관련 스토리텔링과 체험행사를 집중적으로 연다. 사육사와 함께 먹이주기는 코끼리와 사슴·산양·앵무새 등을 대상으로 한 행사다.

 동물원 체험하기는 수의사가 동참하는 이벤트다. 매달 한 차례씩 동물원을 돌면서 동물들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다음달부터 어린이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치공원 홈페이지(uchipark.gwangju.go.kr)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어린이들이 직접 수의사나 사육사 역할을 해보는 동물교실 프로그램도 있다. 방학마다 2차례에 걸쳐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체험행사를 연다.

 우치동물원은 아프리카관이 문을 여는 5월부터 무료 개방된다. 광주·전남에 있는 유일한 시립 동물원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전면 개방하려는 시도다. 김정남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도심과 가까운 우치공원이 생태공원으로 거듭나면 동물들과 교감을 통한 정서 순환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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