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데이터] 환율은 증시 '조기경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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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주식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몇 년간 신흥국에서 통화시장의 흐름은 주식 투자자에게 ‘조기 경보기’와 같았다. 통화가치의 흐름과 주식시장의 등락이 엇비슷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블룸버그통신이 20개 개발도상국의 통화가치로 이뤄진 ‘블룸버그 신흥국 통화지표’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뒤따라 주식시장이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환율과 주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적은 2007년 10월과 2011년 1월이었다.

 나단 그리피스 ING인베스트먼트 수석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더 나은 위기의 선행 지표”라며 “통화 약세가 이어지면 경제성장세와 실적에 대한 전망치를 낮추게 되고 이는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통화가치를 끌어내릴 수 있어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 인도 뭄바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이 2013년 발생한 ‘긴축 짜증’과 같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긴축 짜증’은 미국의 긴축 정책으로 신흥국에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며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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