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성추행’ 박희태 건국대 석좌교수 재임용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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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된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이 건국대 석좌교수에 재임용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건국대 측은 지난 3일 박 전 의장을 이 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의장은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6일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장이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건국대 총학생회에 의해 제기됐다. 건국대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총학생회는 최근 학내 대자보를 통해 “도덕적ㆍ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석좌교수에 재임용해 학교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박 전 의장이 재판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만큼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즉시 진행하라”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아직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절차상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박 전 의장은 보수가 없는 명예직이다. 정식 과목을 맡는 것도 아니고 비정기적으로 특강만 하기로 돼있다”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교수 임용할 때처럼 엄격한 재임용 절차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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