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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일의인사이드피치] 224. KBO 총재 되실 분 '적성검사' 해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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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야구위원회(KBO) 차기 총재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인 내정설은 듣기도, 믿기도 싫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황영기 우리은행장 같은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시기다. 잭 웰치(GE 회장)의 추진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자리다. 정치인이 내정됐다면 한마디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러나 최근 일방적으로 PK 정실인사를 계속해온 청와대 아닌가.

그래서 적성검사를 해봤으면 한다. 기업에서 하는 일반적인 적성검사다. 적성검사의 가장 큰 줄기가 직무능력검사다. 직무능력검사는 일반적으로 8개의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인사이드피치가 제시한 '프로야구 총재 직무능력 검사'. 모두 예, 아니요로 대답하는 문제다.

1. 정확한 단어 선택과 문장의 이해를 측정하는 '언어능력 측정'

- 프로야구 총재는 '커미셔너'라고 한다. 커미셔너는 중간에서 일을 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자리라는 의미다.

2. 입체적 공간관계를 분석하는 '공간지각 측정'

-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때 화제가 된 도쿄돔은 값은 비싸지만 제주도 옥돔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한국은 이미 '돔'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3. 정확하고 바른 계산능력을 보는 '계산력 측정'

- 광주구장 수용인원과 대구구장 수용인원을 더하면 3만3000명으로 부산 사직구장 수용인원보다 많다.

4. 척도, 그래프 차트 등을 신속.정확히 읽는 '척도, 해독력 측정'

- 프로야구 순위표에는 승.무.패.승률, 그리고 승차가 나온다. 승차는 다음 경기 때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할 것인가를 표시하는 항목이다.

5. 운동감각의 정확, 신속성을 보는 '수공능력 측정'

- 퇴근길이나 회식 자리에서 프로야구 결과가 궁금해 1분 안에 휴대전화로 알아보는 사람을 보면 이해할 수 없다.

6. 복잡한 자료나 항목의 분류 및 상징 기초를 학습하고 암기하는 '형식지각 능력 측정'

-프로야구에서 20-20 클럽은 소주 20잔, 폭탄주 20잔을 한 자리에서 마실 수 있는 선수를 부르는 말이다.

7. 문자나 기호의 신속.정확한 식별능력을 보는 '사무지각능력 측정'

- 역대 9명의 총재 가운데 정.관계 출신 8명, 경제계 출신 1명의 총재가 있었다. 이 가운데 타이틀 스폰서 유치, 중계권 정상화, 아마야구 지원확대 등을 이뤄낸 총재는 '역시' 정계 출신이다.

8. 실물이나 도해를 정확하고 빠르게 비교 판별하는 '형태지각 능력 측정'

-김응용 삼성 사장, 강병철 롯데 감독, 김용철 경찰청 감독 등 최근에 주가를 올린 야구인,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나'는 출신학교에 공통점이 있다.

*결과 판정 : 모두 '아니요'라고 대답한 후보라면 OK. 하나 이상 '예'라고 대답했다면 직무능력 부적격. 특히 8번 문제였다면 정치에 전념하는 게 모두를 위해 나을 듯.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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