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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모든 차종 평균 1%P 내려 … 싼타페, 34만원 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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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할부 금리를 평균 1%포인트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소형 세단 엑센트에서부터 중형 모델인 쏘나타·싼타페,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까지 현대차가 판매하는 모든 차종이 포함된다. 내수 점유율 40% 회복 뿐만 아니라 삼성카드와 진행 중인 복합할부 금융 협상에 사실상 쐐기를 박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다.

 현대차는 10일 전 차종을 대상으로 연 5.9%(12·24·36개월) 금리는 4.9%, 6.9%(48개월)는 5.9%, 7.5%(60개월)도 5.9%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차량 계약과 동시에 차값의 15% 이상을 납부한 소비자들이 적용 대상이다. 이와함께 현대차는 지난 2일 이후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라면 모두 금리 인하 혜택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36개월 연 4.9% 금리로 싼타페 2.0 디젤 모델을 구매할 경우, 기존에는 할부원금이 2200만원 수준(연 5.9% 기준)이었지만 1%포인트 할부 금리가 내려간 덕분에 약 34만원 정도 저렴한 2156만원에 싼타페를 살 수 있다. 할부원금이 평균 1150만원인 엑센트의 경우 약 18만원, i30(할부원금 1450만원)은 약 22만원 정도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그랜저도 싼타페와 마찬가지로 평균 34만원 정도 가격이 낮아진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대상으로 이달까지 각각 2.9%, 3.9% 할부 금리를 적용하는 특별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할부 금리 인하는 현대차가 올 초 목표로 삼은 내수 점유율 ‘40% 선’을 지키기 위한 히든 카드이기도 하다.

 현대차의 올 1, 2월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31.9%, 33.3%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41.3%)에 비하면 8~10%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메이커들의 공세를 막고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할부 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렸다”면서 “할부원금 1000만원 당 15만원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할부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삼성카드·BC카드 등 카드 업체들과 현대차 간 복합할부 논란도 사실상 종료될 전망이다. 일반 할부 금리가 복합할부 금리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복합할부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차값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하루 뒤 완성차 업체에게 차값을 주고, 그로부터 이틀 뒤 캐피털 업체로부터 해당 대금을 받는 금융 상품이다. 소비자는 카드사가 아니라 캐피탈 업체에 매달 할부금을 낸다.

 연체 리스크가 사실상 없는 금융 상품이지만 지금까지 카드사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복합할부 한 건 당 차값의 1.9% 정도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소비자가 차값으로 20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는 중간 과정에서 38만원은 가져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카드사 측에 체크카드 수수료율(1.3%) 정도로 복합할부 수수료를 낮춰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반면 삼성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1.7% 이하로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복합할부와 일반할부의 금리 차이는 보통 0.6%포인트 안팎”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할부 금리가 1%포인트 내려가면 굳이 복합할부를 찾을 이유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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