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대사 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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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42) 주한 미 대사가 피습 닷새 만인 10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퇴원했다. 세브란스 병원을 출발하기 직전 기자회견을 자청한 그는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한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더 커졌고, 미국과 한국 사이의 끊을 수 없는 고리(bond)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얼굴 상처 부위에 투명한 밴드를 붙인 채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검은색 줄무늬 정장에 짙은 녹색 타이 차림의 그는 간간이 웃음을 보이고 오른팔을 흔들어 취재진에게 인사하는 여유를 보였다. 다만 왼팔에 고정장치를 한 탓에 들고 있던 회견문을 한 손으로만 넘기는 등 부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 윤도흠 병원장은 리퍼트 대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오전 회진 당시 얼굴에 남아 있는 실밥을 모두 제거했고, 혈압·체온 모두 정상이었다. 다른 상처 부위는 깨끗하지만 다섯째 손가락 상처가 좀 깊어서 매일 드레싱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어 “대사가 왼쪽 손목에 약간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어서 의료진이 퇴원 후에도 매일 대사를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5분 가량의 기자회견을 마친 리퍼트 대사는 본관 로비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곧장 대사관저로 돌아갔다.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이동한 리퍼트 대사는 병원에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나오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병원 외부에 2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고, 기자회견장 입구에서도 일일이 취재진의 신분을 확인하고 비표를 나눠주는 등 검문 검색을 강화됐다. 특히 이날 오후 12시40분쯤 미 대사관 측에서 사전 조율 없이 기자회견장 내 취재진의 개인 소지품을 뒤져 문구용 커터칼을 수거해가는 등 마찰이 빚기도 했다.

채승기 기자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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