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채동선음악상 수상|피아니스트 김원복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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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음악 속에 빠져 연습을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합니다. 젊은 시절처럼 손가락이 기계적으로 돌아가지는 않지만 같은 음악이라도 연륜이 더할수록 내면적 깊이를 깨닫게되어 더욱 성숙한 연주를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원로 피아니스트 김원복씨(72·서울대명예교수)-. 그가 한국음악 초창기 작곡가 겸 바이얼리니스트로 활약하다 53년 작고한 채동선씨를 기념하는 음악상 제l회 수상자로 뽑혔다.
특히 올해 84년은 한국 양악전래 1백주년이 되는 해로 김씨는 한국음악계에서 60년 가까이 가장 오랜 연주활동을 해온 연주가로 이 상을 받게되어 각별히 관심을 모으고있다.
황해도 신천태생의 김씨는 「봉선화』의 작사자로 정신여중 음악교사였던 부친 김형준씨에게서 5살 때부터 독보법·오르간 연주법을 배웠다.
현 동경 국립음대 전신인 일본구니다찌음악학교를 졸업한 후 동창인 바이얼린의 홍성유씨와 결혼. 30년 서울YMCA 강당에서 첫 부부연주회를 가졌다.
45년부터는 서울대 음대에 봉직, 73년 정년퇴직, 72년 후배동료였던 서울대 강운경 교수와 한국최초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연주회를 가졌다. 74, 78, 82년에 이어 83년에는 방콕에서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지금 곡을 고르고 있는데 내년쯤 다시 연주회를 가져야지요. 내가 좋아하는 「슈만」「쇼팽」「모차르트」로 독주회·협주회도 하고싶습니다.』고희를 넘긴 나이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이 목소리가 생생하고 힘이 있다.
음악에 대한 정열은 오히려 젊은이 보다 강해 지금도 하루 4, 5시간 피아노 앞에 앉아 연습을 하고 1주일에 한번은 서울대에 출강하고 4∼5명의 제자도 지도하고 있다. 슬하에는 장성한 2남. 맏아들 홍사균씨 (51·상업)와 함께 살고 있다. 백악호·이성균·김정규씨 등은 그가 직접 키운 제자.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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