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취하면서 오십견 치료하는 '브리즈망 운동요법' 아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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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원장

평소 당뇨병을 앓던 양모(63·여)씨. 3월이 되면서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부터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팔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에 누웠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져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오십견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어깨를 움츠렸던 겨울에도 멀쩡했는데 오히려 날이 풀린 후 병을 얻게 되자 양씨는 당혹스러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오십견의 월별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오십견 환자는 3월에 가장 많았다. 이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신체 활동량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한다든가 운동을 시작하면서 겨울철 움츠렸던 어깨에 탈이 나는 것이다. 특히 3월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커 증상이 심해진다.

오십견은 주로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3~4개월을 주기로 통증이 나아졌다 생겼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통증이 가라앉으면 저절로 회복된 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십견을 방치하면 어깨를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고 통증이 계속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은 어깨관절의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오십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오십견 발병률이 4~5배 높다. 당뇨병 환자는 관절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일반인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증 또한 더 심하다.

오십견의 고전적인 치료는 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치료와 주사요법이다.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이 줄면 운동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브리즈망 운동요법’을 활용한다. ‘수면마취하 운동요법’으로 알려져 있는 이 방법은 환자가 고통스럽지 않게 잠을 자면서 치료하는 독특한 치료법이다. 수면마취한 뒤 통증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시술을 진행한다. 이때 염증치료제와 유착방지제를 주입해 굳어진 어깨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킨다. 이렇게 하면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던 관절운동을 의료진의 도움으로 풀 수 있다. 시술시간은 15~20분이며, 환자는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어깨관절을 부드럽게 하는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틈틈이 양팔을 위로 쭉 뻗어주거나 어깨를 천천히 돌려주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가벼운 아령 들기나 팔굽혀펴기를 하면 어깨근력이 강화되면서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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