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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 리퍼트 대사 득남 소식에 덕담하는 도중 뛰어들어…"

중앙일보

입력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습격당했을 당시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 김기종(55)씨는 리퍼트 대사보다 먼저 행사장 안에 들어와 있었다. 민화협이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주최하는 조찬 강연회였다. 리퍼트 대사가 앉을 헤드 테이블의 뒤쪽 테이블 자리를 잡은 김씨는 리퍼트 대사가 출입구를 통해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헤드테이블에는 리퍼트 대사가 앉을 자리에 명패가 놓여 있었다. 이윽고 리퍼트 대사가 착석하자 김씨가 갑자기 헤드테이블을 향해 돌진했다.

한 목격자는 “김씨가 갑자기 뒤쪽에서 고함을 지르며 나타났다. 눈 깜박할 사이에 리퍼트 대사가 쓰러졌다”고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원래 오늘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모두 주최측이 마련한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그런데 김씨는 자기가 쓴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있더라”고 했다. 민화협측은 김씨를 초청한 적도, 김씨가 참가 신청을 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습격 당시 리퍼트 대사는 지난 1월 태어난 아들 세준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리퍼트 대사는 아들 이름을 ‘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로 지었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리퍼트 대사가 “세준이 밥 먹이고 오느라 늦었다”고 이야기했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인사들이 세준이를 축복하며 덕담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검거됐다. 헤드테이블 바로 옆에 앉아있던 대사관 직원들이 달려들어 김씨를 제압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리면서도 침착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냅킨으로 얼굴 부위의 상처를 지혈하면서 건물 밖으로 걸어 나가 경찰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었던 안양옥 교총 회장은 “네이비 실 출신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침착하더라. 일단 범인을 떼어내고 나니 스스로 상처를 감싸고 일어나 수행원들이 인도하는 대로 침착하게 걸어나가더라. 너무 침착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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