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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게임기로 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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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세계 최대의 게임 박람회인 E3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미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홀 중앙에 위치한 소니 전시관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TV모니터를 바라보며 춤을 추듯 손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웹카메라에 찍혀 게임이 진행 중인 모니터화면에 삽입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화면으로 삽입된 실제 인물이 게이머가 돼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적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전시기간 내내 관람객의 눈길을 끈 이제품은 일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가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용으로 개발한 웹카메라 '아이토이(Eye Toy)'다.

모니터 상단부에 장착된 아이토이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사람의 모습을 찍어 게임에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인 관람객 헤처 린치는 "실제 인물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 게이머가 되는 것이 신기하다"며 "마음껏 손발을 휘두르며 적을 물리치다 보니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현실과 게임이 합쳐진 것이다. 게임이 앞으로 어디까지 진화할지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었다.

5월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9회 E3는 아이토이 등 첨단 게임들의 향연장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뮤직믹서', 노키아의 휴대전화 겸용 게임기 '엔게이지'가 새로 선보였다. '반지의 제왕3'.'헐크' 등 영화에 바탕을 둔 게임들이 인기를 모은 가운데 PS2 등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화가 지난해보다 더욱 강화된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온라인 게임 강세=올해 E3에서는 PC기반의 기존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자동차 경주게임 '그랑 투리스모4' 등 비디오 게임기로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모았다.

소니는 PS2의 온라인화를 강화하기 위해 북미지역에서 6월부터 네트워크 접속용 장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PS2용 온라인 골프게임 'PGA투어 2004'를 선보인 EA는 E3 개막 전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게임 속 주인공인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를 온라인상에 직접 출연시켜 랩 가수 세드릭과 골프를 치게 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X박스도 이번에 야심적으로 선보인 액션 전투게임 '헤일로2'를 비롯해 내년까지 30여종의 온라인용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의 업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사우스홀 정중앙부에 EA.비벤디유니버설게임스.코나미 등 세계적 게임업체와 비슷한 크기인 3백40평의 대규모 독립 전시관을 열고 '리니지2'.'샤이닝 로어' 등 6개 게임을 전시했다.

웹젠도 웨스트홀에 6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온라인게임 '뮤'를 선보였다. 특히 웹젠은 6백인치의 대형 화면 아래에서 '전인근 뿌리패'의 북공연, 뮤 창작 검무를 하루 6회씩 공연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게임빌 등 22개 업체가 참여한 켄시아홀 내 한국공동전시관은 웨스홀이나 사우스홀보다 관람객이 적었지만 탁구 게임 '라이브 액션 핑퐁'등이 외국인들 사이에 인기 높았다.

또 이번 전시회에는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헐크'.'슈렉2'.'스파이더맨2'등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대거 선보였다. 영화 기획과 동시에 게임화 작업을 진행한 이것들은 대부분 영화 개봉과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반지의 제왕3'은 12월 초로 예정된 영화 개봉일보다 한달 정도 앞선 11월 초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기 업그레이드='아이 토이'와 함께 이번 E3에서 관람객을 사로잡은 것은 미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 'X박스 뮤직믹서'. 뮤직믹서는 게임기능 외에 음악.이미지 파일 등을 전송받아 노래방 기기 등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MS의 에드 프라이스 X박스 담당 부사장은 "X박스를 향후 가정 오락(Home Entertainment)의 중심기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음악.영화 등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웨스트홀 좌측에 자리잡은 닌텐도는 '젤다의 전설'등 비디오 게임기 게임큐브와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서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게임 타이틀을 다수 선보였다.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시장 진출에 대해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엔 게이지'를 앞세워 처음으로 E3에 참가했다. 엔 게이지는 휴대전화 기능뿐 아니라 ▶MP3플레이어▶FM라디오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엔 게이지는 오는 9월께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염태정 기자

*** TRS는

99,999명까지 동시통화 가능해

주파수 공용통신(Trunked Radio System.TRS)이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조업 거부로 주목을 끌었다. 조합원들이 TRS로 서로 연락하며 수천명씩 집결했기 때문이다.

TRS의 특징은 한꺼번에 9만9천9백99명과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8백MHz대 주파수를 쓰면서 그룹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찰.택배회사.운송업체.콜택시.경비업체 등이 활용한다. 가입자는 20여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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