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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고계|세모 불우이웃에 정성어린 온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호텔과 레스토랑·별장을 빌어 호화판 망년회나 졸업파티를 벌이는 젊은이들이 사회의 눈총을 받는가하면 절약과 자선봉사로 기금을 마련,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과 세밑을 함께 보내려는 알뜰 젊은이들의 모임이 활발하다.
각 기업체·공단·교회 등의 그룹을 중심으로 번지고있는 온정의 손길은 1일 찻집·자선바자회나 근무시간 틈틈이 그린 서예·그림 등을 전시, 거두어들인 기금으로 고아원·양로원·나환자수용소등을 찾고있다.

<일반기업체>
주식회사 럭키 여직원들의 모임인 「클로버회」(회장 한상희·24·화섬영업부)는 12월말에 1일 찻집을 열어 그 수익금으로 서울시전동 해명보육원과 양로원을 찾을 예정이다.
1백4O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클로버회」는 지난해에도 회사 회의실에서 회원들이 만든 꽃꽂이작품·서예작품 등으로 자선바자회를 열어 30여만 원을 모금, 불우 이웃돕기에 썼다.
회장 한양은『회원들이 2년 전부터 틈틈이 꽃꽂이와 서예 등을 익혀왔기 때문에 기회가 있으면 언제라도 자선바자회를 열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주)의 4백여 여직원들도 세모를 맞아 헌옷 등을 모아 경기도 용인군에 있는 정박아수용소인 혜인원을 찾을 계획이다.
이들은 회사복도에 설치된 커피자동판매기를 자체적으로 운영해 그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 이웃돕기에 쓰고 있으며 84년부터는 벽지학교에 도서 보내기 운동도 필 예정이다.
지난 79년부터 불우이웃을 돕고 있는 삼호기 여직원모임「한아름회」(회장 송공심·24)의 활동도 활발하다.
회원 50여명은 바자회 등으로 모금한 60여 만원으로 자매결연을 한 서울 홍제동 송죽원, 서울 광장동 다니엘학원, 서울 서계동 농아복지원등을 찾아가 원생들을 위로할 예정.
이밖에도 정자개발(주)등 많은 기업체의 젊은 직장인들이 담배 값과 화장품값 등을 아껴 모은 성금으로 고아원·양로원 등을 찾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은행>
젊은이들의 불우 이웃돕기 활동이 활발한 곳 중의 하나가 시중은행들.
한일은행 여직원회「 네이션회」(회장 김의숙·29)는 지난 4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시내 곳곳에서 1일 찻집을 열어 불우 이웃돕기 모금운동을 폈다. 「카네이션회」는 지난해에도 본점 강당에서 자선음악회를 열어 회원들의 합창과 기타·피아노 연주 등을 공연, 그 수익금으로 경남 거제군에 있는 애광원을 방문했었다.
회장 김양은 『회원들이 언론기관의 문화센터 등을 수강, 여러 가지 장기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주택은행의 여직원모임「상록회」(회장 정효숙·30)는 2천3백여명의 회원들이 매월 2백원씩 낸 회비로 경기도 양평군 상록촌마을(나환자촌)의 20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14일에는 서울 거여동 청암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을 위로하고 연탄2천장을 전달했다.
또 상업은행 전산 업무부의 남녀직원 40여명도 성금을 모아 18일 경기도양주군주내보육원을 찾아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여직원 김진완양(23) 은『동료들과 힘을 합해 작은 일이나마 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연말이나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불우한 아동들에게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제일은행 여직원회「엄지회」등도 영세민 자녀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펴고있다.

<공단 및 기타>
구로 공단 대신통상 남녀직원 4백70여명도 지난3일 공단복지관 지하다실에서 1일 찻집을 열어 50여만원을 모금, 18일 음식과 떡 등을 마련해 서울 시흥동 해명양로원을 찾았다.
총무과직원 강승구씨(33])는 『지난해까지 여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회사식당에서 1일 찻집을 열어왔으나 올해는 전직원이 참여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영날염의 여직원들도 19일 공단복지관에서 1일 찻집을 열어 그 수익금으로 불우한 동료와 이웃을 도왔다.
젊은 직장인들이 이처럼 활발한 자선활동을 펴고 있는 것에 못지 않게 대학생들도 불우이웃에 사랑의 손길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건대 학생들의 모임인「상책회」(회장 조현진·21·공대2년) 회원들은 지난달 6일 서울 역촌동 정박아수용원 천사의 집을 찾아 전기장판과 음식 등을 전달하고 원생50여명과 게임·노래 등을 하며 즐거운 하루를 같이 보내 얼어붙은 동심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이밖에도 시내 각 교회의 대학생모임에서 연말을 맞아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온정의 발길을 기다리는 불우한 이들을 방문,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태 속에서도 젊은이들의 훈훈한 인정을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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