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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빌린' 보디빌딩… 전국체전서 8~9명이 약물 이상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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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울산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던 보디빌딩 선수들이 무더기로 '금지약물 이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8~9명의 보디빌딩 선수를 포함한 12명의 선수가 이번 체전기간 중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약물 이상 반응을 보였다. 이상 반응이란 재검사와 청문회를 거쳐 양성 반응자로 최종 확정되기 직전 단계이며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가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선수들에 대해 B샘플 검사를 했으나 A샘플과 결과가 같았다"며 "18일 의무분과위에서 청문회를 열어 대상자들의 소명을 들은 뒤 양성반응자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선수를 징계할 방침이다. 특히 출전 선수 중 다수가 이상 반응을 보인 대한보디빌딩협회의 경우 일정 기간 국제대회 참가를 불허하는 등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보디빌딩협회는 7월 파리 월드게임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국가대표 이모 선수가 2년간 자격정지를 당한 데 이어 9월 안동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한 명이 도핑 혐의가 드러나 소명 절차를 밟고 있다. 또 27일 개막하는 상하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대표 중 1명이 자체 도핑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보여 선수단에서 제외됐다.

김재철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대회 때마다 도핑으로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켜 온 보디빌딩협회에 대해 체육회 차원의 강도높은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체전에서 약물 이상 반응을 보인 종목은 보디빌딩과 역도.사이클 등 3~4개 종목이다. 양성반응자로 최종 확정되면 해당 선수의 메달은 박탈되고 출전 시.도도 그만큼 체전 점수가 삭감된다.

한편 보디빌딩협회 관계자는 "전국체전뿐 아니라 올해는 소속 선수들이 어느 해보다 금지약물 양성반응 판정을 많이 받았다"며 "올해가 금지약물 투약을 근절하는 기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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