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영동개발진흥」사건|뇌물14억 최대쟁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사채시장의 큰손,부동산업계에선 넓은발,불교계보살로 통하며 벤츠승용차에 몸을 싣고 영동개발진흥에서 여인천하를누리던 이복례회장(64)은 현재 푸른색 수의를 걸친채 서울구치소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13일은 이피고인을 비롯.「영동개발사건 」관련피고인29명(구속 28명)이 지난10월24일 기소된지 50일만에 첫공판을 받는날.
이들의 변론을 위해 36명의 변호인들을 선임, 마지막 기록검토를 하고있다.
명성사건이 아물기도전에 또다시 터진「영동」사건은 시중자금난등 국민경제를 온통 휘청거리게 했고 서민들에겐 심리적으로 패배감을 안겨줬었다.
수사를 맡았던 대검중앙수사부는 지난달7일 명성사건공판이 시작된뒤부터 재판기일 틈을 이용,「영동」공판준비를 해왔다.
영동·조흥은행·신한주철등 3개파트로 나누어 공판전략을 짰고 이복례피고인등 관련피고인들을 수시로 불러 수사미비점들을 보완했다.
공판에서 예상되는 가장큰 쟁점은 은행직원 18명이 뇌물로 받은 14억여원.
대부분이 해외도피중인 박종기차장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뇌물액수도 깍아내리려 할것으로 보인다. 영동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낸 뇌물등 증거가 확보된것 보다는 자백을 받은 부분이많기 때문이다.
이헌승피고인의 경우 기소된 뇌물액수 2억원중 수표추적된 것은 1억2천만원이고 나머지 8천만원은 이복례피고인의 구증뿐이다.
따라서 이번 공판에서는 뇌물액중 상당부분을 이들에게 직접 전달한 이순실피고인등 두 여비서의 법정진술이 최대관심사.
검찰은 이들의 입을 통해 공소사실을 입증하려하겠지만 변호인들은 그액수를 줄이려할 것이 틀림없기때문.
이밖에 은행원과 회사직원들이 뇌물을 주고받은 배임중재와 .배임수재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관심거리.
지금까지 대법원판례는 업무상배임죄에 있어 돈이 오간것은 이득을 나눠가진것에 불과하므로 업무상배임죄에 포함된것으로 보고있으나 검찰은 이들이 꼭 이득을 나눠가진 것으로 볼수없다며 업무상배임과는 별도로 배임중재·배임수재를 함께기소했었다.
서울구치소 미결감에 수용돼있는 이복례피고인은 환갑을 넘긴 고령탓인지 건강이 몹시 악화됐다는 것이 최근 그녀를 만난 변호인들의 전언이다.
현재 협심증·당뇨·저혈압증세가 복합돼 보행에 불편을 느낄정도라는 것이다
거의 매일 면회를 가는 두딸이 미음을 들게하는등 건강에 배려를 하고 있으며이피고인은 구치소내에서 아픈 몸을 가누고 독실한 불교신자답게 줄곧 불경읽는데 시간을 보내고있다.
출산3개월만에 구속된 이회장의 여비서 박현숙피고인도 산후조리를 잘못한탓인지 건강이 안좋은 상태인데 신경성위장병까지 섕겨 고생하고있다.
이헌승피고인은 매일 영문으로된 성경책을 읽으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식사도 잘하는등 비교적 건강이 좋은 편이며 구치소내에서는 규칙을 잘지키는등 다른 수감자들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는것이다.
영동개발진흥의 자금부란 별칭까지 얻었던 서울충무로3가60의1 극동빌딩에있는 조흥은행 중앙지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춘헌지점장을 비롯, 차장5명, 대리15명등 은행직원1백여명이 거의 대부분 사건이후 새로 발령받아 근무중이다.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부정방지를 위한「도덕」시간이 생겨났고 거액수표등엔 별도의 체크 리스트를 만들었으며 창구마다 일일업무보호철을 만들어 대리-차장-지점장까지 결재를 받도록 했다.
지난달말 부정지급보증한 문제의 어음 1천7백억여원을 모두 결제하기까지 새로 부임된 직원들은 사고뒷수습과 대책마련으로 매일밤12시까지 야근을 했다.<신성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